강민서 양, 콘서트서 평화의 소녀상 주제 시 쓰고 낭송
토론토 이토비코 예술학교 재학 강민서 양 |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지난해 말 학교 복도에 그려진 욱일기(전범기)를 없애는데 앞장섰던 캐나다 동포 1.5세 강민서(15) 양이 이번에는 '일본군 위안부 알림이'로 나섰다.
토론토 이토비코 예술학교 10학년에 재학하는 강민서(15) 양은 관람료를 내고 외부인까지 초청하는 교내 콘서트에서 자신이 영어로 쓴 평화의 소녀상을 주제로 시 낭송을 할 예정이다.
강 양은 7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오는 24일 교내 대극장에서 열리는 '여성이기 때문에'라는 주제의 인권 행사에 참석해 '저는 평화의 소녀상입니다'는 제목의 시를 낭송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교생 중 오디션을 통해 최종 선발됐다"며 "학교 공연을 끝내면 토론토 내 다른 학교에서도 공연한다"고 덧붙였다.
시는 "권리와 자유를 갈망하며 싸웠던 강인한 소녀들을 상징하며/ 찢어진 머리카락과 강압에 의해 아직도 편히 내려오지 못한 뒤꿈치가/ 극악한 전쟁의 고통을 적나라하게 나타냅니다. /누구를 위한 전쟁일지도 모르는 이 무차별한 학살에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여자와 아이들/ 그것도 순수하고 연약한 아이들"로 시작한다.
강 양은 다소 긴 시에서 위안부 소녀상은 단순한 힘이 없는 '상'이 아니라 수백, 수천 명이 넘는 13∼18세 소녀들의 희생 끝에 찾은 강인한 정신력을 담은 '불'로 표현했다.
강 양은 "교감과 역사 선생님이 재학하는 동안 세계사 시간에 위안부에 관한 발표를 해달라고 요청하셨다"며 "그분들은 자신들도 몰랐던 역사를 알려줘 고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내년 초부터 제2차 세계대전 수업 시 위안부 관련 발표를 할 계획이다.
학생들도 "위안부 역사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주로 서양 역사만 배웠는데 앞으로는 동양 역사에도 관심을 갖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강 양이 위안부에 관해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욱일기를 조사하면서다. 지난해 12월 학교 복도에 그려진 욱일기를 퇴치하는 데 앞장선 뒤 역사 수업에서 욱일기가 전범기이고, 부당하다는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 여름 방학에 고국을 방문했을 때 뉴스를 보고 위안부 문제는 우리가 모두 참여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본 뉴스는 일본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전시가 취소됐고, 소녀상에 청년들이 침을 뱉고 욕하고 낙서를 하는 모습이었죠. 이를 보고 올바른 역사를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강 양은 "졸업할 때까지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열심히 발표할 것이고, 한국의 역사도 집중해 공부하겠다"며 "이를 계기로 위안부 역사를 비롯해 한국의 올바른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 양은 지난해말 교내 복도에 그려졌던 욱일기를 퇴치하는데 앞장섰다 |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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