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방위 주도 지속’ 주장에 “동의 안 해”
지난해 11월 8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바커 필드에서 열린 한미연합사령관 이취임식에서 이임하는 빈센트 브룩스 사령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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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언젠가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에 돌려준 뒤에도 미국이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한반도 연합 방위를 계속 주도하려 할 거라는 일부 주장과 관련, “유엔사는 더는 전투사령부가 아니고 (향후) 다국적군을 지휘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6일 미국 주재 특파원 출신 기자들의 모임인 ‘한미클럽’이 발간하는 외교안보 전문 계간지 ‘한미저널’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유엔사와 한미연합군사령부의 역할이 동일하다(parallel)는 게 그런 주장의 전제인데, 그건 틀렸다”며 이렇게 말했다. ‘꼼수’를 부려 미국이 사실상 전작권을 놓지 않으려 한다는 의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유엔사 ‘권한 확대’에는 찬성한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정전협정 관리와 북한과의 평화 협상 촉진, 국제사회의 약속 조정 등 현존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유엔사 본부 확대가 필요하다”면서다.
최근 유엔사는 지휘부 및 참모 조직에 미국 외 유엔사 회원국 장교를 늘리려 하는 등 주한미군사령부와 분리된 다국적 군사 기구로의 역할을 모색하고 있는데, 미국에서 한국으로의 전작권 전환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현재 주한미군사령관이 겸직 중인 유엔군사령관이 전시(戰時)에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지시 권한’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미국 측이 전작권 전환 논의 과정에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새 한반도 연합 방위 체제의 미래를 낙관했다. 한국군이 사령관, 미군이 부사령관이 되는 미래 한미연합군사령부가 순조롭게 기능할 것인지에 대해 “실제 작동을 훈련한다면 그렇다”며 “그래서 연합훈련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군은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광범위한 작전을 명령·통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이 완료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지휘통제능력, 연합 의사결정체계 틀 안에서 지도자들의 대비 태세, 한국군의 군사적 역량이 조건에 부합한다면”이라는 전제를 달아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건은 정치적 시간표가 아닌 군사적 평가에 의해 진행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2013년부터 미 태평양사령부 육군사령관을 맡아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했고, 2016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는 주한미군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ㆍ한미연합사령관을 지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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