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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조국퇴진` 보수진영 최대집회…진보도 5일 맞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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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3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헌정 유린 중단 및 조국 파면 촉구` 규탄대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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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거취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대규모 맞불 집회와 장외 세 대결로 비화하고 있다. 잇따른 장외집회 과정에서 정치권이 개입하고 보수와 진보 진영 간 첨예한 대립으로 인해 국론 분열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염려가 제기된다.

3일 서울 광화문 집회를 주도한 자유한국당과 보수단체들은 "300만명에 달하는 인파가 참석했다"고 말했고, 이에 맞서 진보 진영은 5일 서울 서초동 일대에서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를 다시 열겠다고 예고했다.

이날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한국당과 보수단체들이 주축이 된 조 장관 사퇴 등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린 가운데 한국당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물러나게 하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집회에 참석해 "지금 여러분이 왜 모였느냐. 문재인을 물러나게 하고 조국을 파탄시키기 위한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조국 (장관은) 청문회 때까지도 까도 까도 (의혹이) 양파였는데 그 이후에도 매일 새로운 증거들이 10건, 15건씩 나오고 있다"면서 "그런 사람을 임명하는 것이 제정신이냐. 저는 대통령이 제정신인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이어 "조국뿐 아니라 이런 태도로 정부가 일을 하니까 국정이 다 무너져 가고, 우리가 지금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면서 비판 대상을 문재인 정부 국정 전반으로 확대했다. 그는 경제 문제, 탈원전 정책, 북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을 거론했다. 황 대표는 "이제는 우리가 똘똘 뭉쳐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을 향해 "단군 이래 최악의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우리의 분노를 문재인 정권에 똑똑히 알려 헌정 농단을 막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조국 게이트는 단순히 윤리 실종, 도덕 추락이 아닌 범법 문제"라며 "사모펀드나 서울시 지하철의 400억원 넘는 사업에 관련됐고 이것은 정권 게이트"라고 주장했다.

조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보수단체들도 이날 오후부터 동시에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보수 성향을 표방하는 단체와 인사들로 구성된 '문재인 하야 범국민 투쟁본부'는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 대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조국 아웃' '문재인 아웃' '조국·문재인 이건 아니다' 등이 적힌 피켓과 태극기, 성조기를 든 채 시위에 참가했다. 집회에는 60대 이상 참가자가 대다수였지만 20·30대 참가자, 가족 단위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조국 아웃 서울대인 4차 촛불집회'를 주최한 서울대 재학생과 졸업생 등 젊은 세대도 집회에 참석했다.

이날 한국당과 보수단체 집회로 광화문광장부터 세종대로는 물론 숭례문 앞까지 인파가 들어찼다. 광화문 일대가 인파로 가득 차면서 스마트폰 데이터 통신이 일시적으로 마비되는 현상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광화문역 인근 도로는 집회로 완전히 통제됐고, 지하철 역시 플랫폼을 가득 채운 인파로 인해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 인근 서대문~종로 일대 도로 역시 집회 인파로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시위 참가자 중 일부는 오후 4시 이후 청와대로 행진했다. 야간에는 아예 돗자리를 깔고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경찰이 설치한 안전펜스를 손으로 두들기는 등 저지선을 뚫으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주최 측이 "비폭력 집회를 이어가야 한다"고 만류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오후 3시 25분께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이를 저지하는 경찰 측에 각목을 휘두르는 등 폭력을 행사하는 일도 발생했다. 경찰은 이날 46명을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체포해 혜화경찰서 등 6개 경찰서에서 분산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6시에는 동숭동 마로니에공원에서 연세대, 고려대 등 대학생들을 포함해 약 300명이 모여 조 장관 사퇴 집회를 열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광화문 집회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대검찰청 앞 검찰개혁 촉구 집회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평을 내놓은 것과는 기류가 다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집회를 '전형적인 동원된 집회'라고 폄하하면서도 집회 규모에 관해서는 긴장감을 드러냈다.

[이윤식 기자 / 윤지원 기자 /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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