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만 제국 시대의 무슬림 기독교인 관계·일본대중문화론
근현대사 연구자인 이윤갑 계명대 교수가 19세기 중반 이후 한 세기 동안 경북 성주 지역 역사를 밀도 있게 분석했다.
저자는 조선 후기 성주에서 상품유통경제가 발전해 빈부 격차가 심화했으나, 조세 제도에 모순이 드러나면서 1862년 농민항쟁이 일어났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 항쟁에 대해 "피지배층이 조직적 집단운동을 전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평가한다.
토호와 빈농층 간에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소수에게 부와 권력이 쏠리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농민들은 1883년 또다시 항거했다. 가난한 농민들이 주도하는 반봉건 투쟁은 동학농민운동으로 이어졌고, 일제강점기에도 민족운동이 지속했다.
저자는 각종 자료를 검토해 성주 독립운동 세력을 이진상, 김창숙 같은 유림층과 성주도씨, 성산배씨 등 향리 가문 출신이 중심이 된 부농층으로 나누고 두 주체가 연대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지식산업사. 448쪽. 2만8천원.
▲ 오스만 제국 시대의 무슬림 기독교인 관계 = 이은정 지음.
이슬람 국가이면서도 이슬람교도와 기독교도 간 공존을 이뤄낸 오스만 제국 역사와 19세기 이후 두 종교 사이 갈등이 심화한 과정을 짚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로 17세기 오스만 도시사회사를 연구하는 저자는 오스만 제국에서 이슬람 정권과 기독교인 신민이 긴장을 유지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유연한 관계를 맺어왔다고 본다.
그는 오스만 제국에서 18세기가 분권화의 시대였다고 규정하고 "오스만 기독교인들은 교회·금융계·지방 군사 부문 등에서 엘리트를 배출했고, 제국 운영에 더 깊숙이 침투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슬람과 기독교의 평화 기조는 19세기에 흔들린다. 유럽이 군사력과 경제력을 강화하면서 오스만 제국을 압박했고, 이슬람교도의 생활 여건이 악화하면서 갈등이 폭발한 것이다.
저자는 "1908년부터 1922년까지 오스만 제국 최후 10여년간은 종교 집단과 종족들의 공존 기제가 극단적으로 테스트되고 처참하게 무너졌다"며 오늘날 일부 이슬람교도들이 기독교 신자와 시설에 가하는 폭력에는 19세기부터 누적된 트라우마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한다.
민음사. 248쪽. 2만2천원.
▲ 일본대중문화론 = 구견서 지음.
일본 도쿄대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은 구견서 평택대 교수가 현대 일본 대중문화 특징과 흐름을 정리한 학술서.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 상황을 점령기, 자립기, 성장기, 도약기, 대국화기, 국제화기, 네오 국제화기로 나눠 시기별 문화 정책과 대중문화를 논한다.
저자는 "일본에서 대중문화는 경제성장과 문화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변용돼 왔다"고 강조한다.
한울아카데미. 624쪽. 5만4천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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