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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이슈 홍콩 대규모 시위

국경절에 총 맞은 시위대…홍콩 시위 새로운 트리거 되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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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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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중국 정부가 치밀하게 준비한 신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일에 홍콩에서 초유의 실탄발포 희생자가 등장하면서 홍콩문제 해결이 복잡해졌다. 홍콩시민들이 더 격렬한 시위를 예고한터라 열병식에서 '완전한 통일' 목표를 밝힌 중국과의 충돌이 더 거세질 태세다.


◆총 맞은 시위대...홍콩시위의 새로운 트리거되나=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PM)에 따르면 홍콩 시위대들은 전날 고등학생이 시위도중 경찰의 실탄에 부상을 입은 것에 격분하며 반정부 캠페인을 더 강하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일(10월1일)을 '국경(國慶)'이 아닌 '국상(國喪)'으로 보고 있는 홍콩 시위대들은 경찰의 실탄발사를 '피의 빚'이라고 표현하며 꼭 되갚아주겠다고 다짐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경찰의 실탄 발사 영상을 두고 홍콩 민주화 시위를 이끄는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은 "이것은 살인"이라고 표현했다.


시위대들 사이에서는 "진짜 실탄으로 시위대를 공격한 것은 경찰이므로 앞으로 시위대들이 더 격렬하게 저항하더라도 이를 탓하지 말아야 한다" "폭력 시위 강도를 더 높여야 할 때" 같은 각오들이 쏟아지고 있다. 시위대들은 홍콩 정부가 국경절 행사때 6000명의 병력을 배치한 것 자체를 유혈진압 준비과정이라고 보고 있으며 또 다른 톈안먼 사태가 벌어지는 것을 각오하더라도 홍콩사태를 잠재우려는 중국 정부의 입김이 반영돼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6월 초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할 당시 3000∼5000명 수준이었던 홍콩 주둔 중국군이 현재 1만∼1만2000명 수준으로 늘었다는 집계도 나오고 있다.


6월 초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후 시위 참여자가 경찰의 실탄에 맞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을 쇠몽둥이로 위협했다가 가슴에 총을 맞고 쓰러진 홍콩 고등학생은 병원으로 이송돼 탄환 적출 수술을 받았다. 시위대를 향한 강경진압이라는 비난이 빗발치자 스테판 로 홍콩 경무처장은 급히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대가 쇠몽둥이, 벽돌, 가솔린 폭탄 등을 이용해 경찰들을 폭력적으로 공격해 경찰들은 심각한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실탄발사는)경찰이 정당방위를 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홍콩 경찰들은 국경절 홍콩에서 벌어진 시위가 지난 4개월 동안의 시위 가운데 폭력 강도가 가장 셌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경절 하루 동안 홍콩 도심은 물론 웡타이신, 사틴, 췬안, 툰먼, 야우마테이 등 총 13곳에 이르는 지역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있었다. 폭력시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시위자는 180명이 넘는다. 11세의 어린 학생에서부터 75세 노인에 이르기까지 74명이 시위도중 부상을 입었다. 하루동안 총 6차례 경찰의 실탄 발사가 있었다. 시위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상화를 불태우는 등 극심한 반중국 정서도 드러냈다.


◆홍콩 둘러싼 중국 VS 국제사회 갈등 고조=국경절 연휴가 끝나면 중국 정부가 본격적인 홍콩사태 잠재우기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홍콩사태에 개입하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발 빨라질 태세다.


유럽연합(EU)은 1일(현지시간) 홍콩 시위 모든 당사자에 긴장 수위를 낮추고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대외관계청(EEAS)의 마야 코치얀치치 대변인은 홍콩 사태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집회의 권리와 평화롭게 시위할 권리는 계속해서 유지돼야 한다"고 말하며 "대화와 긴장 완화, 자제가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미 백악관이 앞서 홍콩 사태와 관련해 "중국 정부가 새로운 톈안먼 사태를 일으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터라 시위대를 향한 홍콩 경찰의 강경진압을 둘러싼 미국 내 비난 여론도 빗발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미 상하원 외교위원회를 통과한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은 현재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어 거세진 여론이 표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


세계 각국 언론은 이미 여론몰이를 시작했다. 특히 서방 외신들은 화려한 국경절 행사를 보여준 중국 본토와 유혈충돌로 아수라장이 된 홍콩시위를 대조적으로 다루며 중국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는 시진핑 주석이 치밀하게 준비한 열병식을 통해 "아무도 중국의 진전을 막을 수 없다. 일국양제 방침을 견지하고 중국의 완전한 통일을 실현시키기 위해 분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지만 같은시간 홍콩에서 벌어진 유혈사태는 그 의미를 퇴색시켰다고 평했다. 영국 BBC도 "중국 국경절 기념일에 홍콩 경찰이 시위대에 총을 쐈다"고 보도하며 열병식의 화려한 면모 뒤에 감춰진 홍콩사태의 현황을 전했다.


반면 중국은 국경절에 벌어진 홍콩시위 이슈를 최대한 축소해 보도하는 분위기다. 신화통신, 인민일보 등 주요 관영언론들은 건국 70주년 기념에 모든 보도의 초점을 맞추고 있지 심각했던 홍콩시위 분위기는 전하지 않고 있다. 환구시보는 시위대의 폭력에 경찰이 정당하게 방어했다는 홍콩 경찰의 기자회견 내용만 짤막하게 전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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