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민주동문회 등 4개 단체가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강의 중 학생들에게 '위안부 매춘' 발언을 한 류석춘 사회학과 교수의 파면을 촉구하는 서명운동 명단 등을 전달하기 위해 총장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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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망언'의 장본인 류석춘 연세대학교 교수가 사과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학내외에서 류 교수의 문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향후 징계나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23일 시민단체가 허위사실유포·명예훼손·성희롱 등 혐의로 류 교수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일본군 '위안부(성노예)' 피해자 지원단체인 정의기억연대도 류 교수에 대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연세민주동우회, 이한열기념사업회 등은 26일 재학생과 졸업생 3275명의 성명을 모아 총장실로 향했다. 이들은 22일 류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파면이 아닌 처벌은 류 교수가 언젠가 다시 강단에 돌아와 똑같은 망언 강의를 하도록 허용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왜곡된 매국의 망언이 판치는 대학이라는 불명예를 씻어내는 방법은 파면 결정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연세대 총학생회는 24일 낸 입장문에서 류 교수의 파면을 주장했고 시민단체로 이뤄진 '아베규탄 시민행동'도 연세대 앞에서 파면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문가들도 류 교수의 발언에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해석했다. 김남국 법률사무소 명현 변호사는 "개인을 특정하지 않더라도 단체 구성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방식으로도 명예훼손죄가 될 수 있다"며 "학생에게 '한번 해볼래요'라고 한 발언 역시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신업 법무법인 하나 변호사는 "'정대협(정의기억연대)이 종북 단체다' '할머니를 부추겼다' 등 발언은 사실과 달라 허위사실 유포죄 판결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대협이 이적행위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극우 논객 지만원씨(77)는 최근 명예훼손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2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류석춘 사회학과 교수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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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표현한 발언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김 변호사는 "류 교수는 학문적 자유를 주장하지만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에 대해 충분한 근거 없이 한 발언이라 죄질이 매우 나쁜 것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위안부 피해자를 비하한 교수가 법적으로 처벌받은 사례도 있다. 순천대 A 교수는 2017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끼가 있으니 따라다닌 것" 등 비하 발언을 한 혐의로 징역 6월을 선고받았다.
강신업 변호사는 "(이번 사안은) 표현의 자유, 학문의 자유와 상충된다"며 "특히 그냥 매춘부가 아닌 '일종의' 매춘부로 표현했고 질문을 받다가 발언 수위가 높아진는 정황을 고려하면 의견표명으로 여겨져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한편 연세대 측은 오는 30일 교원인사위원회를 열고 류 교수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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