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일함과 무관심이 문제…예술과 사회 유리된 것 아냐"
26일 문화계에 따르면 예술의전당은 지난달 30일과 이달 21일 개최한 '2019 예술의전당 가곡의 밤' 행사에서 친일 작곡가들의 곡을 연주해 빈축을 샀다. 이 공연은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조국과 사랑, 그리움을 주제로 마련된 자리였다.
문제가 된 곡은 작곡가 김동진의 '목련화'·'진달래꽃'과 김성태의 '동심초', 윤해영이 작사하고 조두남이 작곡한 '선구자' 등이었다.
김동진·김성태·윤해영·조두남은 훗날 친일 행적이 드러나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등재된 인물이다.
특히 '선구자'는 애초 '용정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일본군을 다룬 노래를 해방 후 마치 독립군 노래인 것처럼 바꾼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받으면서, 오늘날 공공기관 행사에서는 잘 불리지 않는 노래다.
[예술의전당 제공] |
정부 산하 예술단체들은 홈페이지에 올린 지도에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이양수 의원이 국정감사 대상 공공기관과 유관기관 434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국립현대무용단,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등 15개 기관이 이러한 표기 오류를 저질렀다.
홈페이지에 구글 지도를 연동할 때 단순히 언어만 영문으로 바꿔 설정하면 동해와 독도가 'Sea of Japan', 'Liancourt Rocks'라고 표기되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게 이들 단체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무관심'이 이런 사태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친일 이력이 드러난 작곡가의 모든 노래를 부르지 말자는 게 아니다"라며 "그러나 최소한 독립을 기념하는 음악회에서 친일 잔재가 연주되는 게 적절한가. 불편해할 분들이 있다는 건 인지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방 기획실장은 그러면서 "예술이 사회와 관계없다는 안일한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우리가 모두 꾸준히 관심을 갖는 게 독도와 동해 표기를 유지해나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일부 공공기관이 무관심했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겠느냐. 이번 일을 계기로 공공기관뿐 아니라 사기업의 관심을 환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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