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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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총회 참석자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분쟁 지역 성폭력 방지와 피해자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군 위안부 가해 당사국인 일본은 지금까지도 위안부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아베 총리의 발언이 진정성 없는 홍보성 멘트라는 비판이 나온다.
교도통신과 산케이 신문 등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지난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나디아 무라드를 면담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소수민족 야지디족 출신인 무라드는 2014년 이슬람 국가(IS)의 공격으로 가족을 잃고 성노예로 고초를 겪었다. 3개월 만에 탈출한 그는 국제 사회에 IS의 만행을 고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무라드에게 "일본이 분쟁 지역 성폭력 방지와 피해 여성 지원에 계속 나서겠다"며 "IS로부터 해방된 지역의 부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이날 발언은 국제 사회에 '일본이 여성 인권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알리기 위한 홍보성 발언으로 읽힌다. 정작 일본은 일본군 위안부 가해 당사국으로써 피해자 의사를 반영해 해결할 의지는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베 총리는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이나 피해자 인권 침해 등에 주목하지 않았다. 그는 '정부 발견 자료 가운데는 군이나 관헌에 의한 이른바 강제연행을 보여주는 것과 같은 기술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만 되풀이해왔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4년 유엔 총회연설에서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그는 "20세기에는 분쟁 상황에서 여성의 명예와 존엄이 심각하게 훼손된 역사가 있었다"며 일본이 분쟁 상황 속의 성폭력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세계 각지에서 상처받은 이들 여성의 자립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당시에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일본은 2014년 아베 총리의 유엔 총회연설 3개월 전에도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을 부정하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당시 일본은 1993년 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 검증 결과 담화 작성 과정에 한일 정부 간 문안 조정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일본 내에서는 위안부 동원 강제성을 부정하는 움직임이 확산했고, 우파는 고노 담화를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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