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량 늘려도 수요 채우기엔 턱없이 부족"…대체육류 수입도 급증
국가 비축 냉동돈육 2차분 1만t 추가 방출…지방정부도 방출 잇따라
상하이 슈퍼마켓의 돼지고기 코너 |
(홍콩·베이징=연합뉴스) 안승섭 김윤구 특파원 =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으로 인해 중국 내 돼지고기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중국이 돼지고기 수입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의 8월 돼지고기 수입량은 16만2천935t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달보다 76% 증가했다. 수입액 기준으로는 150% 급증했다.
수입량보다 수입액 증가율이 훨씬 높은 것은 중국이 돼지고기를 수입하기 위해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돼지고기 수입을 위해 미국산 돼지고기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면제했다.
돼지고기는 중국의 '국민 육류'로 불리며, 중국은 전 세계 돼지고기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중국은 돼지고기 소비량의 95%를 국내에서 조달하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후 공급 부족으로 수입량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에서 생기는 바이러스성 출혈성 열성 전염병이다. 지난해 8월 중국 북부 랴오닝(遼寧)성의 한 농가에서 처음 발병한 후 9개월도 못 돼 중국 내 31개 성·직할시·자치구로 모두 퍼졌다.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중국 내 전체 돼지의 38.7%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해 살처분됐다. 지난 1년 사이 살처분된 돼지는 119만마리에 달하며, 지난 8월 기준 중국의 사육 돼지 수는 3억8천만마리로 작년 동기보다 약 1억5천만마리 감소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해 살처분된 돼지가 중국 내 전체 돼지의 60%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공급 부족으로 인해 지난주 중국 내 돼지고기 가격은 작년 동기 대비 무려 80.9% 급등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으로 인한 중국 내 돼지고기 부족량은 1천만t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이에 따라 중국은 돼지고기 수입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돼지고기 수입을 통해 중국 내 수요를 조달하기에는 수입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세계 시장에서 수출된 돼지고기는 880만t으로, 이를 모두 합쳐도 중국 내 돼지고기 부족량 1천만t을 채우기 힘들다.
중국은 지난해 5천400만t의 돼지고기를 생산해 소비했다. 지난달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량 16만2천935t은 중국의 하루 치 소비량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올해 들어 8월까지 돼지고기 수입량은 116만3천865t으로 작년 동기 대비 40.4% 늘었지만, 올해 전체 수입량은 200만t을 넘지 못할 전망이다.
육류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중국은 쇠고기, 닭고기 등 대체재 수입도 크게 늘리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소고기 수입량은 13만619t으로 작년 동기 대비 32.4% 늘었으며, 냉동 닭고기 수입량은 6만7천74t으로 51% 급증했다.
SCMP는 "중국 정부가 지난주 국가 비축 돼지고기 1만t을 방출했지만, 이는 중국 하루 돼지고기 소비량의 15분의 1에 불과하다"며 "10월 1일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앞두고 돼지고기 파동 해결이 중국 지도부의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국가 돼지고기 비축분을 관리하는 중국비축상품관리센터는 냉동 돈육 1만t을 오는 26일 추가 방출한다고 24일 밝혔다.
시안시와 다롄시 등 지방정부들도 냉동 돈육 방출 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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