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중순 론칭...알뜰폰, 대기업군으로 재편
'친구결합'으로 요금 깎아주면서
LTE 요금제 무료로 하는 상품도
알뜰폰은 그간 정부의 통신시장 경쟁활성화 정책의 핵심이었다.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한 네트워크 산업에서 전국에 통신망을 깔지 않아도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에서 망을 빌려 저렴한 요금으로 제공한 덕분에 인기였다. 하지만, 올해 4월 81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7월 806만 명으로 가입자가 줄고 있다. 그런데 또 다른 메기가 나타났다. 10월 중순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하는 KB국민은행이 ‘Liiv M’이란 브랜드로 1~2만 원대 5G 요금제, LTE 무료 요금제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민은행과 거래 실적이 많아야 하고 전용카드(KB국민 Liiv 모바일 제휴카드)를 써야 하지만, 이통3사의 5G 요금제가 5만 원 대 이상임을 고려하면 파격적이다. 특히 KB국민은행은 모바일상에서 ‘친구결합’을 통해 통신요금을 깎아주면서 LTE 요금제를 무료로 하는 상품도 준비 중이어서 3G나 LTE에 집중하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10월 출격하는 KB국민은행 알뜰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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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대기업군으로 재편..중소 알뜰폰 지원책 내놓은 LG유플러스
알뜰폰 시장에서 대기업군이라면 이통3사 자회사(SK텔링크·KT엠모바일·미디어로그)와 CJ헬로 정도였는데, KB국민은행이 가세했다. 노웅래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이통3사 계열 알뜰폰 회사의 가입자 수(218만3000명)는 전체 알뜰폰 가입자(809만6000명)의 27%를 차지했고, 이동통신 자회사 1개사당 가입자는 72만8000명으로 독립계 알뜰폰 업체 39곳의 평균 가입자 15만2000명의 4.8배 수준에 달했다. 대기업군에게 쏠린 알뜰폰 시장에 KB의 진입으로 대기업 편중이 더 커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LG유플러스는 24일 자사 망을 쓰는 알뜰폰 12개사(인스코비, 머천드코리아. 와이엘랜, 스마텔. ACN. 조이텔, 큰사람, 코드모바일, 아이즈비전, 서경방송, 유니컴즈, 에스원)들을 돕겠다며 △신규 스마트폰 및 중고 인기모델 수급 지원 △가격이 저렴한 전용 유심 보급 △LG유플러스 유통점에서 알뜰폰 매대 지원 등 상생대책을 발표했다. LG유플러스는 “중소 사업자를 지원하는 진정성을 봐 달라”는 입장이나, 경쟁사(SK텔레콤·KT)들은 “정부의 CJ헬로 알뜰폰 분리매각 조치를 피하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지분 인수와 관련 공정위 전원회의 판결을 앞두고 과기정통부 심사를 받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3년 전 CJ헬로를 인수하려던 SK텔레콤에 2년내 알뜰폰 분리매각 방침을 정한 바 있다.
LG유플러스의 중소 알뜰폰 지원 프로그램 ‘U+MVNO파트너스’가 출범했다. LG유플러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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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알뜰폰 지원책, 통신 3사 해법 달라
정부는 그간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 도매 의무제공 사업자 지정, 도매대가 관리, 이통사 자회사 시장 점유율 제한 같은 정책을 써왔다.
KB가 들어왔으니 헬로모바일은 LG에 넘겨도 되는 것일까. SK텔레콤 관계자는 “시장경쟁과 혁신을 통해 소비자 이익에 기여하는 독행기업이란 한 번 저렴한 요금으로 승부하는 기업이 아니라 지속 경영을 통해 시장에 경쟁 압력을 주는 기업인데 KB국민은행은 지금 상태로 판단하기는 이르다. CJ헬로 알뜰폰을 분리매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도 “LG가 미디어로그에 이어 CJ헬로 모바일까지 가져가면 경쟁사에 연 1000억원 이상의 도매대가를 지불하면서 KT와 SKT망을 빌릴 이유가 없어 경쟁상황을 왜곡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 알뜰폰을 키우려면 CJ헬로를 기존 이통사 아래로 둬선 안된다는 경쟁사들과 달리, LG유플러스는 이날 내놓은 상생 방안이 서로 윈윈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동 LG유플러스 상무는 “CJ헬로 심사와 무관하게 중소 알뜰폰 지원 프로그램은 유지된다”면서 “이통사 자회사 위주로 알뜰폰 시장이 개편된 상황에서 LG유플러스는 중소 알뜰폰 파트너사들의 상생과 지속 성장을 도와 국민의 통신 생활 패턴 변화를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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