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의 장소·정치적인 식탁
덴마크 출신 현상학자이자 코펜하겐대 부설 상호주관성연구소장이 '자기와 타자'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책.
저자는 경험적 자기, 공감적 이해, 상호인격적 자기라는 세 가지 주제에 따라 '자기'를 들여다보고, 자기와 타자에 관한 연구가 우리(We)의 구조를 알아내는 데 도움이 되는지 탐구한다.
그는 "자기와 타자의 구별은 우리의 출현에 선행하며 우리 안에 유지된다"며 "우리라는 경험은 자기의식을 반드시 변화시킨다. 내가 타자를 알아차리는 동시에 나 자신도 암묵적으로 목적격으로 알아차리는 2인칭 관점의 채택이 타자가 말을 걸 때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글항아리. 520쪽. 2만8천원.
▲ 공통의 장소 = 스베틀라나 보임 지음. 김민아 옮김.
소련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으나 미국으로 망명한 저자가 발터 벤야민의 모스크바 여행에서 영감을 받아 모국을 돌아보고 1994년에 쓴 책.
문화와 국가, 예술과 삶, 공과 사 등 여러 측면에서 서유럽이나 미국과는 노선이 다른 러시아만의 특징을 찾고, 러시아 문화에 다른 언어로 번역이 불가능한 고유한 요소가 있음을 밝힌다.
그는 "포스트 소비에트의 일상은 종종 부조리 연극보다 더 부조리하고, 일상의 거리 풍경은 자주 다다이즘의 공연을 닮는다"고 말한다.
그린비. 496쪽. 2만5천원.
▲ 정치적인 식탁 = 이라영 지음.
예술사회학을 연구하는 저자가 식사를 정치적 행위로 해석하고, 식탁에서 벌어지는 차별적 행위를 조명했다.
그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과 먹는 사람을 보면 성별, 인종, 나이에 따른 차별이 확인된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집에서는 대부분 여성이 식사를 차리고, 미국 남부에서는 식당에서 흑인들이 백인을 위해 음식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 '된장녀'나 '김치녀'처럼 여성 취향을 음식에 비유하는 언행도 다분히 정치적이라고 비판하면서 '먹는 것'과 관련해 당연하다고 생각해 온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고 제안한다.
동녘. 256쪽. 1만6천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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