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석춘 연세대 교수./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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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하면 한번 해볼래요?"(류석춘 연세대 교수)
"방학이면 여자들이 일본에 가서 몸을 판다."(동의대 A교수)
"화류계에 여대생도 많이 다닌다."(전북대 B교수)
교수들의 막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한 류석춘 연세대 교수의 발언을 두고 후폭풍이 거세다.
23일 연세대는 류 교수의 강좌운영 적절성 여부에 대해 윤리인권위원회의 공식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연세대에 따르면 교무처는 류 교수가 진행 중인 강의 2개 중 문제 발언이 나온 강의를 중단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도 이날 허위사실유포·명예훼손·성희롱 등 혐의로 류 교수를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
◇'위안부 매춘의 일종'…연세대 강의 중단·검찰 고발당해
류석춘 연세대 교수. /사진=이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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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교수는 지난 19일 자신의 '발전사회학' 강의 도중 일제강점기에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갔던 '종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자발적으로 매춘에 나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당시 류 교수는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며 "매춘은 오래된 산업이고, 많은 국가가 매춘을 용인하고 있는데 일본만 비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 학생이 '위안부 피해자는 자발적으로 간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묻자 류 교수는 "지금 매춘하는 사람들은 부모가 판 것인가"라며 "살기 어려워서 (제발로) 매춘하러 간 것"이라는 답을 했다고 한다. 류 교수는 "지금도 매춘 들어가는 과정이 딱 그렇다, 매너 좋은 손님에게 술만 팔면 된다고 해서 하다보면 그렇게 된다"며 "궁금하면 한번 해볼래요?"라고 묻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류 교수는 23일 학생에게 매춘을 권유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수업 중 매춘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뤄진다는 설명에 일부 학생들이 같은 질문을 반복하기에 '궁금하면 (학생이 조사를) 한 번 해볼래요?'라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월호 사건은 만들어진 일"…"와이프는 195번째 여자"
전북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 time)’ 게시글./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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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의 차별·혐오표현이 논란이 된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동의대 총학생회는 동의대 A교수가 학생들에게 "전쟁이 나면 여자는 제2위안부가 되고 남자는 총알받이가 된다", "방학이면 여자들이 일본에 가서 몸을 판다"는 등의 여성 비하 발언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세월호 사건은 박근혜를 탄핵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일이다", "전라도는 완전히 중국화됐다"는 등 정치편향적 발언도 일삼았다고 말했다.
동의대는 의혹이 계속되자 진상조사위원회를 개최했고, A교수의 사직서를 수리했다. A교수는 "도덕성이 심각하게 훼손된 상황을 예를 들어 설명하면서 의도하지 않은 오해가 생겨났다. 학생들을 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전북대 커뮤니티 '에브라타임'에 최근 올라온 글에 따르면 전북대 B교수는 학생들에게 "가끔 유흥주점을 가는데 화류계에 여대생들이 많이 다니며 그 학생들에게 술을 줄 수가 없어 콜라를 준다"고 말했다. 또 "와이프가 본인의 195번째 여자다", "본인이 조폭 출신이니까 조심해라" 등의 발언을 했다.
전북대학교는 지난 16일 교수회의를 열고 B교수가 맡고 있던 전공 및 대학원 수업 등 2개 과목 강의를 다른 교수로 대체하기로 했다. 앞서 동국대학교의 C교수는 지난 5월 "세월호에 타고 있던 사람 중에서 불자는 모두 살았다"며 "교회 다니는 애들은 모여서 기도하다가 죽었다"고 발언해 해촉됐다.
◇전문가 "막말문제 징계할 방법 없어…차별·혐오표현 관련 법제화 필요"
/사진=이미지투데이 |
일각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앞세워 교수들의 발언을 옹호하기도 했다.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자가 교수 강의까지 취재하고 홍위병들이 그 내용을 핑계 삼아 교수를 쫓아내려 한다"며 "류 교수가 '반일종족주의' 내용을 지지하는 강의를 했다면 정말 양심적이고 연구를 제대로 한 학자 맞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이들이 직업 윤리를 위배했다고 지적하며, 수면 아래에 있던 문제들이 뒤늦게 터져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교수들의 막말은 계속 있어왔고, 최근 학생들이 그런 문제에 예민해졌기 때문에 이슈가 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그런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자기 식구 감싸기'로 일이 무마돼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업윤리 관점에서 교수라면 교육적 관점에서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고, 균형적 시각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현재 당사자끼리의 고소·고발 외에는 막말문제 등을 징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결국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인식 전환을 위한 캠페인, 시민운동 등에는 한계가 있다"며 "차별과 혐오에 대한 근본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한민선 기자 sunnyda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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