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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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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안내] <스프링 스프링>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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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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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 스프링= "착란이 불러오는 불안의 공간은 권기덕 시인의 시 도처에 흩어져 있다. 시인은 불안의 공간을, 형식적 모험을 통해 재현하며 주체를 불안에 빠지게 해 고립된 자신의 타자성을 목도하게 한다. 이는 스프링의 형태로 회전하며 반복된다. 끝에 다다랐다고 생각할 때,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다시 처음이 된다. 테셀레이션(Tessellation)과 스프링 그리고 뫼비우스의 띠는 서로 통하는 바가 있다. 그것은 반복을 통해 심연을 찾아가는 과정의 지속이라는 측면일 것이다. 완결된 세계를 부정하는 시인의 존재론적 질문이 여기에서 시작된다. 섬뜩할 수도 있는 세계와의 관계를 부정의 감각으로 사유하는 권기덕 시인의 시가 갖는 테셀레이션은 꽉 짜인 이미지를 통해 개방된 상대성의 영역으로 확장된다. '나'는 언제든 부정될 것이다. 그 부정의 너머에서 '나'는 그 무엇으로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재정립될 것이다. 상대적인 시간이 남긴 돌발 흔적(diagramme)을 우리가 발견하게 될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며 최초의 질문에 대답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쩌면 질문 너머, 저 바깥에 대한 믿음인지도 모르겠다. 구심력의 강력한 자장에서 벗어난 '나'를 가능하게 하는 불가능한 상상과 함께 말이다(이병국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권기덕 시인은 2009년 '서정시학'을 통해, 2017년 '창비어린이(동시)'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권기덕 시인은 2015년 시집 'P'를 냈고 '스프링 스프링'은 그의 두 번째 신작 시집이다.(권기덕 지음/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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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나를 또 낳았다= "시마(詩魔)라는 강력한 살(煞)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할 시인들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본다. '엄마는 나를 또 낳았다'의 '시인의 말' 중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내가 되지 않게 내가 되고 있을게요". 미국의 현대미술가 제니 홀저도 이와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 "내가 원하는 것에서 나를 지켜 줘"라고. 내가 되지 않게 내가 된다는 것. 내가 원하는 것에서 나를 지켜 달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는 나를 규정하는 모든 것들로부터 나를 지켜 내겠다는, 즉 나를 규정하는 모든 것들을 거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의미한다고 본다. 나를 이루는 모든 것들, 심지어 내가 원하는 것들마저 부정하는 나의 상태를 유지하는 일. 내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가혹하게 검열하는 일. "아직 돌아오지 않는 나를 기다리며/당분간 안쪽은 비워 두기로 하자"(세모의 안쪽). 가혹하리만큼 스스로를 부정해 가며 나를 비워 둔 나의 몸에 시가 머무른다.

시인의 몸은 이런 것이다. 그들이 마음껏 유희할 수 있는, 그들이 몇 번이고 새롭게 태어날 수 있고, 그들을 잉태할 수 있는 거대한 공간이 되는 일. 그리고 이 시를 읽는 자들은 기억할 것이다. 시인에 의해 탄생한 특별한 빨강. 그 어떤 빨강보다 선명한 빨강. 이제는 이것을 읽는 것만으로도 온갖 감각에 모두 이를 수 있는 시인의 빨강을 말이다. 이것은 시라는 붉은 광기에 대한 이야기다. 시인의 광기는 불온하고 명랑한 빛깔을 지니고 있다. 이 시집을 읽은, 앞으로 읽을 자들이 경험할 즐겁고 위험한 감각의 착란을 위하여. 이미 읽는 것만으로도 온갖 감각에 모두 이를 수 있는 시의 언어가 탄생하기를 기대하며. 이 불온하고 명랑한 시인의 첫 시집이 무한히 축복받기를(전영규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석민재 시인은 1975년 경상남도 하동에서 태어났다. 2015년 '시와 사상', 2017년 '세계일보'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엄마는 나를 또 낳았다'는 석민재 시인의 첫 번째 신작 시집이다.(석민재/파란)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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