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여 안녕·피츠제럴드·구상 평전
독일에서 인기 작가로 부상한 여성 스릴러 작가인 비프케 로렌츠의 베스트셀러로, 빗나간 모정과 집착이 낳은 비극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
일상 속 평범한 인물들 내면에 숨은 광기와 악을 천천히 조금씩 드러내며 막판까지 독자를 긴장 속으로 몰아넣는다.
"연쇄 살인범보다 우리 현실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스릴러에서는 더 매력적인 소재"라는 작가의 철학이 그대로 드러난다.
서스펜스, 반전, 스릴 등 미스터리 스릴러의 모든 요소를 우리 주변에서 뽑아내는 재주가 돋보인다.
출산을 앞두고 남편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주인공에게 또 다른 비극이 다가온다. 죄책감과 고독 속에서 출산한 딸이 납치된 것이다. 범인은 이 사실을 남에게 털어놓으면 딸을 죽이겠다고 협박하고, 주인공은 혼자 딸을 찾아 헤매는데….
전작 '타인의 지옥'에서 자신의 강박증을 실제 소재로 사용해 여성 마음속에 숨은 두려운 마성을 드러낸 작가의 솜씨를 다시 만나본다. 서유리 옮김
고요한숨. 472쪽. 1만4천원.
▲ 슬픔이여 안녕 = 20세기 최고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프랑수아즈 사강 작품을 작가 타계 15주기를 맞아 새로운 번역으로 재출간했다.
사강이 18세 대학생 시절 석 달이 채 안 돼 완성한 데뷔작으로 천재 작가의 탄생을 알린 그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강렬한 감성과 감각적인 문장으로 세계 문단에 충격을 준 작품이다.
10대 후반에 느끼는 낯선 정서와 비애, 절망과 파국을 예민하고 신선한 필치로 그려내 '작은 괴물'의 탄생을 알린 문학사적 기념비이기도 하다.
사강은 1954년 이 작품으로 '사강 신드롬'을 일으키며 화려하게 등장한 이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등 장편소설 20편과 단편소설집 3편을 펴냈다. 희곡, 시나리오, 발레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예술인들과 교류했다.
자유분방한 삶을 살며 약물 중독과 각종 스캔들로 항상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 그는 2004년 지병으로 별세했다. 김남주 옮김.
아르테. 272쪽. 1만5천원.
▲ 피츠제럴드 = 미국 재즈시대 최고 스타 작가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문학 세계와 생애를 소설가 최민석이 조명한다.
시나리오 유령 작가로 살다 생을 마감한 할리우드부터 볼티모어, 프린스턴을 거쳐 대표작 '위대한 개츠비'를 남기며 빛나는 시절을 보낸 뉴욕까지 피츠제럴드 생을 따라가 봤다.
저자는 몰락한 피츠제럴드의 후반기부터 그의 문학을 잉태한 공간들을 사색하듯 추적한다. 특히 피츠제럴드가 문학 세계에서 형상화하려 노력한 '계급의식'의 뿌리를 탐구한다.
아르테. 316쪽. 1만8천800원.
▲ 구상 평전 = 시인 구상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나온 첫 평전이다.
사제의 길을 걸어보려다 기자와 종군 작가로 일하고 휴머니즘에 천착한 시를 쓴 작가의 정신을 돌아본다.
가장 문학적인 것은 화려한 수사가 아닌 소박한 진실이라는 본질을 추구한 구상의 생애와 문학 세계를 조명했다.
서울여대 명예교수인 저자는 서울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문학 비평에 진력해왔다. 특히 시문학 연구를 통해 많은 저서를 남겼다.
분도출판사. 324쪽. 2만원.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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