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콘텐츠에 3000억 투자
유료가입자 500만명 확대 목표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가 16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웨이브 출범식에서 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를 소개하고 있다. 웨이브는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의 OTT인 '옥수수'와 '푹'을 통합한 서비스로 자체제작 드라마, 5G 접목 등으로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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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옥수수’와 지상파 3사 ‘푹’을 합친 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가 18일 출범한다. 업계 선두인 넷플릭스를 따라잡기 위해 애플과 디즈니 등 해외 기업들이 출사표를 던진 OTT 전쟁에 뛰어든 웨이브는 한국형 오리지널(자체제작) 콘텐츠와 합리적 가격, 5G 등 최첨단 기술을 앞세우며 ‘가입자 500만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SK텔레콤과 지상파들은 웨이브를 아시아 대표 OTT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매년 수 조원을 오리지널 콘텐츠에 쏟아 붓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웨이브만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웨이브 운영을 맡은 콘텐츠웨이브는 16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웨이브 출범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3년 말까지 유료가입자 500만명, 연 매출 5,000억원 규모의 서비스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옥수수는 사실상 무료로 제공되고 있어 이를 제외한 푹 유료가입자 수는 올해 초 기준 72만명이다. 넷플리스 국내 유료가입자는 184만명으로 추산된다.
OTT 경쟁력은 플랫폼 안에서 독점 제공하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즈니가 ‘디즈니플러스(+)’ 출시를 준비하며 마블 등 자사 작품을 넷플릭스에서 철수시키고, 애플이 ‘애플TV+’ 콘텐츠를 위해 스티븐 스필버그, 오프라 윈프리 등 거물들을 영입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내 업체들도 오리지널 제작을 하고는 있지만 웹드라마, 웹예능 등 가벼운 볼거리에 그치는 수준이다.
웨이브도 오리지널로 승부를 건다는 계획이다. 2023년까지 3,0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우선 이달 30일 KBS 2TV에서 방영하는 드라마 ‘녹두전’ 제작비 100억원을 전액 투자했다. 국내 OTT 중 최대 규모 투자이며, OTT 중에선 웨이브에서만 볼 수 있다. 여기에 1,000여편의 영화와 인기 해외 콘텐츠도 지속적으로 추가된다. ‘매니페스트’, ‘사이렌’, ‘더퍼스트’ 등 미드(미국 드라마) 3편은 웨이브를 통해 국내에 최초로 공개된다.
[저작권 한국일보]국내외 주요 OTT 서비스 내용. 김경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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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요금제는 화질과 동시접속 가능 인원 수에 따라 베이직(HD) 월 7,900원, 스탠다드(FHD) 1만900원(동시접속 2명), 프리미엄(UHD) 1만3,900원(동시접속 4명) 등 3종이다. 우리말로 제작된 드라마, 예능 등 국산 콘텐츠를 대량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넷플릭스(월 기본 8.99달러ㆍ국내 9,500원), 디즈니+(월 6.99달러ㆍ약 8,300원), 애플TV+(4.99달러ㆍ약 6,000원)와 비교해 가격경쟁력에서 밀리지 않는다.
여기에 SK텔레콤은 5Gㆍ인공지능(AI)ㆍ가상현실(VR) 등을 접목해 웨이브에 차별화를 꾀하기로 했다. 생중계 때 시청자가 자유롭게 카메라 앵글을 바꾸거나 이용자 취향을 학습한 AI가 좋아할 만한 드라마 장면을 예측해 추천해 주는 서비스 등이 예상된다.
다만 연간 1,000억원에 못 미치는 투자 규모로 해외 콘텐츠와 겨룰 만한 대작이 탄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콘텐츠 확보 비용으로 130억달러(약 15조원)를 썼고, 애플의 올해 콘텐츠 제작 투자 금액은 15억달러(약 1조8,000억원)다. 전 세계 기기 판매량이 20억대에 달해 생태계가 탄탄한 애플이나 스타워즈, 마블 등 막강한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한 디즈니처럼 ‘믿는 구석’이 없는 건 최대 약점이다. TV보다 유튜브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지상파 방송국의 콘텐츠 제작능력에 큰 신뢰를 보내지 않는 점도 넘어야 할 산이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넷플릭스, 디즈니와 달리 웨이브는 주말드라마, 미니시리즈, 예능 등 새 콘텐츠가 매주 추가되는 구조인데다, 국내에선 국산 콘텐츠를 중심으로 소비가 이뤄지고 있어 충분히 경쟁할 만 하다”며 “초반 오리지널은 지상파 드라마 중심이지만 다양한 제작사의 다양한 장르 오리지널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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