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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美 언론이 분석한 볼턴 전격 경질 배경 5가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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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하노이서 볼턴 조언대로 ‘모든 핵 포기’ 쪽지 건넸다가 대북노력 물거품 될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트위터로 경질한 배경에는 지난 2월말 ‘하노이 담판’이 결렬된 것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미 언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통신과 CNN방송 등 미 언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볼턴 보좌관을 트위터로 해임한 배경으로 4, 5가지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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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 연합뉴스


먼저 지난해 6월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쌓아온 북한과의 ‘좋은’ 관계가 2차 정상회담 이후 악화한 데 대한 책임론이다. 지난 2월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보좌관이 조언한대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한의 핵무기와 핵폭탄 연료를 미국으로 이전하라’는 쪽지를 건네준 뒤에 그간의 대북 포용 노력이 완전히 무너질뻔 했다는 것이다. 미 언론은 북한이 그간 중단된 북·미 비핵화 실무회담을 재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지 하루 만에 볼턴 보좌관을 전격 해임한 사실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보좌관 해임 배경과 관련 기자들에게 “볼턴이 ‘리비아 모델’을 따르고 핵무기를 모두 넘겨줄 것을 요구해 김정은에게 불쾌감을 주는 등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존 볼턴이 (대북 정책에 있어서) 리비아 모델에 대해 언급했을 때 우리는 매우 나쁘게 뒤로 물러났다”면서 “참사가 아닐 수 없다”고 토로했다고 미 언론은 설명했다.

베네수엘라, 이란과 관련한 외교정책에서도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한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볼턴 보좌관의 주로도 제재를 강화했지만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에 실패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조급해했다고 미 언론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볼턴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여러번 밝혔는데, 특히 “나는 그가 선을 한참 벗어난 것을 알고 있었고, 내가 옳다는 게 증명된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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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강경 정책의 주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 ‘유엔총회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이란 제재 완화를 검토할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며 다소 긍정적인 취지로 답했다. 볼턴 보좌과은 대이란 제재 완화에 적극 반대해왔다.

미 언론은 최근 미국이 탈레반과 추진한 아프가니스탄 평화협상을 볼턴 보좌관이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되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 멀어졌다고 분석했다. 탈레반과의 ‘비밀 회동’ 계획이 무산된 뒤 이를 언론에 유출한 데에도 볼턴 측이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심으로 갈등이 폭발했다는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여러 외교정책에서 파열음을 냈지만 경질의 가장 큰 배경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나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등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인사들과 ‘잘 지내지 못한’ 때문이라고 미 언론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 “볼턴은 평소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행정부 인사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며 “존은 우리가 하고 있는 일과 일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미 조야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볼턴이 사라진 이후의 대북정책의 변화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는 트럼프 행정부가 당장 ‘빅딜’을 포기하고 북한이 원하는대로 단계적 상응조치를 받아들일지 여부에 대한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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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30일 오후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대북 전문가들은 특히 “볼턴 보좌관 해임은 북·미 회담 재개를 위한 미국의 노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설득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터프 가이’ 볼턴의 후임으로 일할 국가안보보좌관 후보군과 관련해 “그 자리를 원하는 많은 좋은 사람들이 있다”며 “지난 3년간 알게 된 매우 자격이 있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5명이다. 다음 주에 누군가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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