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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기준 강화가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났다. 그러나 당초 정부 기대와 달리 시장 심리는 '로또분양 기대' 보다 '신축 공급 감소에 따른 불안감'에 방점이 찍히며 서울 매매가격은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10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바늘구멍 확률을 뚫고 일반분양에 당첨될 가능성은 희박하고, 당첨이 된다 해도 최대 10년 전매 제한에 묶이게 돼 중장기 시장 불확실성을 안고 가야 한다는 점 역시 예비 수요자들을 흔들고 있다. 당초 높게 형성된 분양가를 내리면서 기존 아파트의 가격도 잡기 위한 카드로 등장한 분양가상한제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1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값은 지난 7월 첫 주(1일 기준, 0.02%) 이후 지난 주까지 10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민간 집계(부동산114)에선 지난 6월 둘째 주(14일 기준, 0.01%)부터 13주 연속 오름세다. 강남뿐 아니라 강북까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모습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이어진 재건축 아파트의 상승세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의 첫 원인이 됐다. 그러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7월부터 분양가상한제 기준 강화를 예고하고 나서던 즈음부터 신축을 포함한 일반아파트 가격이 상승폭을 키우기 시작했다. 지난 달 12일 분양가상한제 발표 후 23일, 30일 기준 집계에서 각각 0.03% 하락을 기록한 재건축 아파트 역시 지난 주 재차 상승 반전했다(0.04%).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는 신고가 경신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1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 달 27억70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 6월 기존 최고가 26억원을 1억7000만원 가량 웃도는 수치다. 서초구 아크로리버뷰신반포는 지난 달 전용 84㎡가 28억1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비강남권도 마찬가지다. 종로구 경희궁자이2단지 전용 84㎡는 지난 달 15억6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지난해 11월 15억원 기록을 넘어섰다. 서대문구 e편한세상신촌 2단지 전용 84㎡는 지난 달 13억5000만원에 팔렸다.
신축에 이어 분양가상한제 직격탄이 예고된 재건축 아파트 역시 가격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강동구 둔촌주공의 경우 분양가상한제 발표 전후 거래에서도 종전 가격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전용 96㎡ 기준 5월 13억8500만원, 8월 14억500만원). 인근 A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9월 들어서며 실거래가가 종전 대비 3000만~4000만원 오른 상태인데도 오히려 물건이 없다"며 "중대형 면적은 일반분양이 안 나오고 소형은 점수가 되지 않으니 살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사는 것이고 착공신고가 떨어지기 전까지 잔금까지 치러야 해 추석을 앞두고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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