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정국에 野의원들 무더기 자료 요구…현업부서 업무 마비될 지경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금융감독원이 '조국 사모펀드' 논란으로 새우등 터지는 신세가 됐습니다. 조국 정국이 2라운드에 돌입하면서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무더기 자료 요구가 쏟아지고 있어섭니다. 현업부서의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합니다.
국회에서 금감원에 요구하는 자료의 절반 이상이 사모펀드 쪽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산운용감독ㆍ검사국 2개 부서는 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 투자자 대규모 손실 사태에 조국 펀드 이슈까지 겹치면서 예년보다 국감 자료 준비에 더 많은 인력과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특히 사모펀드 담당팀은 밀려드는 업무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팀장을 포함한 팀원수는 6명에 불과한데 국감 자료 요구량이 방대해 급기야는 옆팀에서 지원까지 받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현업에는 손도 대지 못하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조국 펀드 때문에 최근 압수수색까지 당했습니다. 검찰이 서울 여의도 본원에 나와 조국 펀드와 관련된 금감원 자료는 전부 가져갔다고 합니다.
야당 의원들의 조국 펀드 조사 요구로 난감한 상황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국회의 조사 요구를 받은 금융위원회가 금감원에 조사를 넘겼고, 공을 받은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금은 조사하기 어렵다. 검찰에서 혐의가 확정된 후 들여다보려고 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조국 이슈가 여야의 극한 대립 속에 정국의 블랙홀이 된 상황에서 금감원이 끼어들었다가는 자칫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신세가 될 것도 불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금감원은 통상 검찰이 수사중인 사안은 조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의 권한이 훨씬 크고, 향후 혐의가 인정돼 금감원 검사 후 제재로 이어져도 그 수위가 영업정지나 과태료 처분 등에 불과해 실효성도 없습니다.
다음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금융권을 달군 금리 DLS 사태와 함께 조국 펀드가 주요 쟁점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으로 조국 정국 1라운드는 끝났지만, 언제 어디로 그 불똥이 튈지 몰라 금감원은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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