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뒤 이혼율 증가
명절 부부갈등 사유 1위 '가사분담'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 중요
설날과 추석 등 명절을 쇠고 난 뒤 이혼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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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윤경 기자] #올해로 결혼 5년 차에 접어든 40대 부부는 다가온 명절을 앞두고 감정이 상해있다. 그동안 아내 A 씨는 명절에 처가와 시가를 번갈아 먼저 찾아뵙자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남편은 늘 시가 어른들의 눈치가 보인다며 이를 거절했다. A 씨는 "마땅한 이유도 없이 시가 먼저 가야 한다는 어른들의 의견에 불만이 크다"면서 "그동안 쌓인 게 터진 탓인지 지난 설에는 이혼 얘기도 오갔다"고 털어놨다.
설날과 추석 등 명절을 쇠고 난 뒤 이혼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전국 법원에 접수된 이혼소송 건수는 설 연휴 다음 달인 3월이 전달 대비 2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 다음 달인 10월은 전달 대비 33.9% 증가했다.
지난 설 명절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명절을 성토하는 청원도 올라왔다. 청원인은 "제사 때문에 가사노동이 두 배로 늘어나고 여성들만 음식 만들기나 상 차리기에 고생해야 하고 어느 여성이 명절을 좋아하겠습니까"라며 명절에 여성들만 가사 노동에 시달리는 것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사준비는 전적으로 여자들이 합니다. 돌아가신 조상들 때문에 며느리들은 스트레스가 엄청납니다. 명절 때 이혼율 자살률이 증가한다니 정말 비합리적 문화입니다"라고 말했다.
불합리한 업무분담에 남성들도 불만을 토로한다. 결혼 8년차 30대 남성 B 씨는 "유독 남성에게만 몰리는 운전과 벌초는 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매년 본가와 아내 사이에서 눈치 보는 것도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명절 부부갈등 사유 1위는 '가사분담'(53.3%)으로 나타났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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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부부갈등 사유 1위는 남녀별 가사일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지난해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남녀 11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서울시 성 평등 생활사전-추석특집’에 따르면 남녀 모두 '명절에 여성만 하게 되는 상차림 등 가사분담'(53.3%)을 명절 성차별 1위로 꼽았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해 여성가족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2013~2017년 설날과 추석 명절 기간 전국 18개소 '여성긴급전화 1336'에 접수된 상담 건수는 총 31,416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3년 3,163건이었던 상담 건수가 2014년 4,725건, 2015년 5,788건, 2016년 6,234건, 2017년 8,779건 등으로 매해 증가했으며, 지난 5년 새 2.78배 증가했다.
명절 다툼에 대해 전문가는 소통을 권했다. KFM '유쾌한 시사 소영선입니다'에 출연한 최단비 변호사는 "한 번 다퉜다고 바로 이혼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부부 사이에 갈등이 잠재돼 있는데. 이게 명절이 지나면서 그 갈등이 증폭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사를 똑같이 분담하는 문제가 아니라, 보통 배우자가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 것에 서운함을 느낀다"면서 "예를 들면 여자에게는 시댁과 남편이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해야 하는데, 그걸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은 노력했는데 '대우받지 못하는 건가'라는 마음이 들지 않게 해야 한다"라면서 "따뜻한 말 한마디가 갈등을 예방하는 데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김윤경 기자 ykk02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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