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연휴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목금토일 4일이다. 연휴엔 술 외에도 친척들끼리 모여 고스톱을 치는 사례가 제법 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과연 명절에 친척들과 고스톱을 치는 것을 도박으로 볼 수 있을까?
가볍게 치는 고스톱은 도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일시적인 오락으로 화투를 치다 도박죄로 재판에 넘겨진 뒤 무죄 판결을 받은 사례가 있다.
어느 날 동네 친구들끼리 모여 친목을 다지기 위해 술 내기 고스톱을 치게 됐던 사건이다. 정육점에서 오후 3시쯤부터 7시쯤까지 4시간 동안 점당 100원을 걸고 쳤다. 많이 잃은 사람은 약 4000원을 날리고, 많이 딴 사람은 8000원 정도를 벌었다. 화투를 친 뒤 이들은 근처 포장마차에서 딴 돈에 약간의 돈을 얹어 1만원 상당의 술을 마셨다.
이들은 도박죄로 재판을 받게 됐는데, 하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이들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85도2096 판결) 대법원은 술을 마시자며 점당 1000원씩을 걸고 고스톱을 친 사건에 대해서도 도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84도1043 판결)
형법은 도박을 금지하면서 처벌 규정을 두고 있지만 '일시 오락 정도에 불과한 경우'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예외조항을 두고 있어서다. 문제는 판돈이 얼마 이하여야 일시적인 오락에 해당하냐는 것이다.
물론 정확히 얼마 이상이면 도박죄라는 기준은 없다. 하지만 대법원은 △연령 △직업 △재산정도 △도박 시간 △도박 장소 △도박으로 인한 이득의 용도 △함께 한 사람의 관계 △도박에 이르게 된 경위 △친분관계 △사회적 지위와 재산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도박죄 성립 여부를 판단한다고 여러 판례에서 밝혔다.
이에 따르면 명절에 친척들끼리 모여 가볍게 하는 고스톱은 도박죄로 처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게 중론이다.
송민경 (변호사) 기자 mk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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