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창업주 故 이종근 회장 탄생 100주기
-23세 서울 아현동에 '궁본약방' 시작, 제약업계 산증인
-국내 최초 신약 중앙연구소 설립…국제화 토대 마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우리는 약을 만드는 데 그쳐선 안 된다. 우리가 만든 약이 필요로 하는 사람 곁에 항상 있게 하는 사명을 지녀야 한다."
종근당 창업주 고(故) 고촌(高村) 이종근 회장은 한국 제약사의 산증인이다. 이 회장의 탄생 100주기를 맞은 2019년 국내 제약사들은 앞다퉈 글로벌 신약개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약업보국의 사명감으로 제약사를 세운 그의 선구자 정신이 다시 한번 되새겨지는 이유다.
이 회장은 1919년 충남 당진에서 넉넉지 못한 집안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철공소 견습공, 정미소 배달원을 거쳐 약품 행상으로 일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건강은 우리 손으로 지키고 싶다는 꿈을 키워왔다. 23세 청년 이종근은 '좋은 약을 지어 나라를 돕겠다'는 일념으로 1941년 서울 아현동에 4평짜리 약국 '궁본약방'을 열었다. 이 작은 약국은 이후 국내 제약산업의 현대화와 국제화를 선도해온 업계 '맏형' 종근당으로 성장한다.
이 회장은 외국에서 수입한 약을 단순히 판매하지 않고 직접 약을 만들겠다는 신념이 있었다. 그의 이같은 정신이 오롯이 반영된 종근당은 '최초' 국내 타이틀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1949년 국내 최초 튜브 연고 제품 '다이아졸 연고'를 출시했고 1960~1970년대 국내 최대 원료합성ㆍ발효공장을 세워 100% 수입에 의존하던 의약품 원료의 국산화를 처음 이뤄냈다. 1968년에는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했고 1972년에는 국내 최초로 중앙연구소를 설립했다.
제약업계 최초로 중앙연구소를 설립한 것은 국내 신약개발의 전기가 됐다. 이 회장은 신약개발이야말로 국내 제약산업을 발전시키고, 나아가 국제무대로 진출할 토대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종근당의 중앙연구소는 1995년 종합연구소, 2011년 효종연구소로 개편되며 2003년 항암제 신약 '캄토벨'과 2013년 당뇨 신약 '두비에'를 탄생시켰다.
이 회장의 창업정신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종근당의 첫 바이오시밀러인 빈혈치료제 '네스벨'은 지난해 국내 품목허가에 이어 이달 말 일본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세계 9개국에서 제법특허(어떤 물질을 제조하는 방법에 대한 특허)를 획득한 네스벨은 종근당의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진출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또한 황반변성치료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 'CKD-701'는 국내에서 2021년 완료를 목표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퇴행성 신경질환과 심방세동,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각종 혁신 신약 후보도 개발 중이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