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철회 결정에도 불구하고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계속되면서 홍콩의 신용등급이 추가로 내려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반정부 시위가 계속될 경우 홍콩 내 기업환경이 타격을 받아 홍콩에 대한 신용등급이 더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의 앤드류 페넬 중국 담당 애널리스트는 "홍콩의 신용등급이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며 "계속되는 정치적 불안은기업환경, 정부의 제도 및 법에 대한 홍콩의 이미지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정부가 시위대의 요구에 어느정도 양보를 했지만, 우리는 홍콩 시민들의 불만 표출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며 "이미 진행중이고 해결되지 않은 갈등"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일 피치는 3대 신용평가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홍콩 시위 상황을 반영해 홍콩에 대한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1단계 내렸다. 등급 전망 역시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홍콩의 신용등급이 떨어진 것은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되기 전인 1995년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피치의 '부정적' 등급 전망은 평균적으로 발표 후 8~9개월 사이에 신용등급 추가 하향조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피치는 이와 함께 중국 본토에 대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6.2%에서 6.1%로, 2020년은 6%에서 5.7%로 하향 조정했다.
시위가 계속될수록 홍콩의 외환보유액도 급감해 자금이탈 위험을 드러내고 있다. 홍콩의 8월 외환보유액은 4328억달러를 기록해 7월 4484억달러 대비 156억달러가 줄었다. 1988년 홍콩 금융당국이 외환보유액 집계를 시작한 이후 기록된 최대 월간 감소폭이다.
홍콩에서는 시위 분위기가 여전히 진행중이다. 전날 월드컵 예선전이 열린 홍콩 경기장 안에 민주화 시위를 상징하는 '홍콩에 영광을'이라는 노래가 울려퍼지는가 하면 관중들은 자유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홍콩 시위의 주역 중 한명인 조슈아 웡은 독일에서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과 만나 홍콩 시위 상황을 설명하고 자유 선거 및 민주주의를 향한 시위대의 의지를 드러내 중국의 비난을 샀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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