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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가구기업 에넥스의 3대주주였던 정숙자씨가 최근 보유주식을 모두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씨는 창업주 박유재 명예회장의 아내이자 박진규 에넥스 회장의 모친이다. 정 씨의 지분 매각은 증여·상속을 위한 자금 마련이라는 해석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 씨는 지난달 22일부터 29일까지 4차례에 걸쳐 에넥스 주식 10만주를 장내 매도했다. 올해에만 100만주에 가까운 주식을 내다 팔아 15억원 정도의 현금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까지 2.79%의 지분율에 해당하는 167만주를 보유해 3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던 정 씨는 1년2개월여 만에 주주명부에서 이름을 지우게 됐다.
에넥스 오너 일가의 주식 매도는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정 씨뿐 아니라 박 명예회장의 둘째 며느리인 김미경씨의 지분율도 지난해 초 0.89%에서 37만주를 팔아 0.27% 줄었다. 김 씨의 차녀 박수정씨 역시 0.41%에 해당하는 24만8000주를 모두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오너 일가의 우호지분은 35.72%에서 31.81%로 4%포인트 가까이 줄어들었다.
정 씨의 주식 매도는 증여·상속세를 염두에 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7월 정 씨가 손자인 박성은씨에게 20만주를 증여하려다 취소한 바 있는데, 이번에 보유주식을 모두 매각한 것도 같은 배경 아니겠느냐는 추측이다. 박진규 회장의 장남인 성은씨는 에넥스에서 건설기업을 상대로 한 특판영업 대리로 재직 중이다.
오너 일가는 과거에도 상속세 납부를 위해 주식을 내다 판 경험이 있다. 2016년 5월 차남 박진호 사장이 타계하면서 미망인이 된 김미경씨와 두 딸은 당시 57억원 가치의 133만주를 상속받았는데 이후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주식을 일부 매도한 바 있다. 특히 김 씨의 장녀 박기정씨는 상속받은 24만8000주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어 김 씨가 상속세를 대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넥스는 정 씨가 주주명부에서 빠진 것과 관련, 특별한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에넥스 관계자는 정 씨의 주식매각에 대해 "증여 상속세와 관련된 이유는 아닌 듯 하다"면서도 "개인적인 부분이라 (가족으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에넥스는 1971년 서일공업사로 시작해 오리표 싱크대로 이름을 알렸고 1995년 주방가구로는 처음 유가증권시장에 진출했다. 창업자인 박유재 회장은 올해 초 명예회장으로 취임하고 장남인 박진규 부회장을 회장으로 선임하는 등 경영승계작업을 마무리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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