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1개월 전 예방접종…항체 생성에 2주일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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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미얀마로 뒤늦은 여름휴가를 다녀온 이성준(가명)씨는 귀국 후 5일째부터 열과 설사 증상이 발생해 병원을 방문했다. 숙박은 현지 호텔을 이용했지만, 식사는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식당에서 해결했다.
이씨는 미얀마로 출발하기 전에 특별한 예방접종이나 약을 처방받지 않았다. 같이 여행을 다녀온 친구는 경미한 설사 증상을 보였지만, 이씨처럼 열이 나는 증상은 없었다.
결국 이씨는 병원에 입원해 말라리아 진단을 위한 혈액검사를 받았다. 다녀온 곳이 말라리아 발생 지역이어서다. 결과는 음성 판정이었다. 다른 감염질환에 걸렸는지 확인하기 위해 혈액배양검사도 추가로 진행한 결과, 장티푸스균이 확인됐다.
장티푸스는 인도, 방글라데시를 비롯해 대부분의 저개발국가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에게 백신 접종이 권고되고 있다. 이씨를 이를 알지 못하고 여행을 다녀와 감염병에 걸렸고, 2주간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지난 2017년 해외로 출국한 우리나라 국민은 약 2700만명에 달한다. 그중 절반가량이 여행 목적으로 해외로 떠났다. 인기 여행 지역은 비행 거리가 멀지 않은 동남아시아다. 특별한 경험을 위해 아프리카를 방문하는 관광객들도 증가 추세다. 이들 지역은 열대성 질환이 토착화돼 별도의 예방접종을 하지 않으면 해외 감염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동남아 지역은 뎅기열과 지카바이러스, 말라리아, 세균성 이질, 장티푸스 등에 걸릴 위험이 높다.
뎅기열은 뎅기바이러스가 모기를 통해 사람에게 전파되는 감염병이다. 사람 간의 전파는 없다. 뎅기열 환자는 고열 증상이 3~5일간 지속되고 심한 두통, 관절통 증상이 생긴다. 초기에는 온몸에 붉은 반점이 생기고 간혹 코피를 흘린다.
지카바이러스는 이집트숲모기에 물려 감염되며 국내에 서식하는 흰줄숲모기로도 전파된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지만 임신부가 아닌 성인남성은 감염되더라도 가벼운 증상만 겪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말라리아(학질)는 얼룩날개 모기류에 속하는 암컷 모기가 전파한다. 잠복기가 평균 14일이지만 3일열 말라리아는 길게는 1년 후 발병한다. 감염자는 오한과 두통, 구토 증세를 겪는다.
장내세균인 세균성이질은 '시겔라'(Shigella)균에 의해 감염된다. 이 감염병에 걸리면 밥맛이 떨어지고 고열과 복통, 용변을 볼 때 통증을 느끼거나 피가 섞인 대변이 나온다.
인도와 방글라데시 등 남부아시아는 장티푸스가 유행한다. 아프리카는 열대열 말라리아에 걸릴 위험이 높은 상황이다. 적도 기니와 우간다, 나이지리아, 가나, 콩고 등에서 주로 감염자가 발생한다.
장티푸스는 살모넬라 타이피균(Salmonella typhi)에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음식물을 먹으면 발병한다. 잠복기는 1~3주다. 장티푸스 환자는 초기에 열이 나다가 배아 아프거나 피부에 작은 종기가 돋아난다.
중남미는 상대적으로 여행자 수가 많지는 않지만 뎅기열과 지카바이러스 감염 등의 모기매개 질환이 주로 발생하고 있다.
염준섭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여행자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행선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고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말라리아는 약으로, 장티푸스는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며 "뎅기열 같은 모기매개 질환은 모기 기피제 등을 적절히 사용하면 감염 위험을 줄인다"고 덧붙였다.
동남아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최소 출국 1개월 전에는 여행자클리닉을 방문하는 게 좋다. 그 이유는 예방접종 후 보호 항체가 생성되는 데 2주일가량 걸리기 때문이다.
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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