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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인터넷이 뒤바꿔놓은 우리네 삶…'느껴봐 미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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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미술관 '미디어의 장' 전시…12월4일까지

뉴스1

최수정 작가의 '현현_불 얼음 그리고 침묵_나르키소스' 설치전경.© 뉴스1 이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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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인생에서 SNS 없이도 할 수 있는 것은 엄청나게 많다.'(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우리는 흔히 소셜미디어(SNS) 등으로 논란에 휩싸이는 사람들에게 이 문장을 많이 사용한다. SNS의 가치없음을 의미하는 말인데, 우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SNS와 같은 디지털 미디어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고 있다.

인터넷, 온라인으로 대변되는 디지털 미디어는 우리의 삶 깊숙이 들어와 우리의 사고방식이나 인간관계 맺는 방식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는 이런 미디어로 인해 우리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초점을 맞춘 전시 '미디어의 장'이 열리고 있다.

조나현 서울대미술관 선임학예연구사는 10일 "미디어는 우리 삶에 얼마나 깊숙하게 들어왔는지 인지하지 못할 만큼 자연스러워진 상태"라며 "이런 디지털 미디어의 힘과 가능성을 보는 전시"라고 말했다.

전시명은 '중력장'에서 따온 말로, 중력이 우리의 시공간을 변화시키듯 미디어가 우리의 삶과 의식 등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 학예연구사는 "미디어가 중력과 같이 강한 힘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참여작가들은 디지털 미디어로 우리의 인간관계 맺는 방식이 달라진 양상을 온전히 보여주기도 하고, 비판의식을 갖고 미디어의 통제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작품으로 관객과 만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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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민 작가(왼쪽)와 박제성 작가.© 뉴스1 이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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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민(38)의 작품은 SNS에서 가져온 개인적인 텍스트가 뉴스 속 헤드라인과 온라인 공유사이트의 이미지들에 덧붙여진다. 정보가 계속 뒤바뀌는데, 진실성 여부와 상관없이 떠돌아다니는 미디어 사회의 현실과 정보소비방식을 보여준다.

최수정(42)은 그리스 신화의 나르키소스를 모티브로 삼은 회화+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전시공간에는 디지털 세계를 그린 회화 작품이 전시돼있고, 이를 나르키소스의 눈(LED 디스플레이)이 바라본다. 그러나 눈에 설치된 거울로 인해 결국 자기만을 바라본다.

박제성(41)은 다양한 놀이기구를 3D로 구현한 가상환경을 보여준다. 박 작가는 "제가 만든 놀이기구 작품은 쾌락이나 안정감이 사라져있다"며 "인간이 현대사회에서 좇는 쾌락의 주인이 누구이고 미디어사회에서 주체는 누구인가 질문을 던지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은희(29)는 자동안면인식기술의 오류를 이용해 작업을 진행했다. 작가는 무조건적인 기계 예찬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실제 사건들로 보여준다. 이 작가는 "눈이 작은 아시아인의 눈이 감겼다고 오인하거나 흑인여성을 고릴라고 인식하는 오류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중립적이라고 보이는 기술에 우리가 가진 편견이 들어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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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희 작가의 작품(왼쪽부터)과 이영주, 현세진 작가의 작품.© 뉴스1 이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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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정자은행에서 파트너를 찾는 여자주인공이 인터넷쇼핑을 하듯 인간관계를 맺으려하는 이영주(32)의 애니메이션, 가상세계가 현실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유정(40)의 작품, 휴대전화의 자동입력기능을 통해 기계와 사람의 관계와 우리가 맹신하지만 불완전한 기계의 한계를 선보인 현세(32)의 작품이 전시됐다.

진 마이어슨(47), 문상현(33), 염지혜(37), 백주미(43), 정재희(37), 정지수(29), 장유정(40)의 작품과 디지털 미디어로 인해 새롭게 생긴 문화현상인 먹방, 케이팝(K-Pop) 커버댄스, 정치인들의 유튜브 방송 등도 만나볼 수 있다.

디지털 미디어에 종속된 우리가 앞으로 어떤 자세로 미래를 만들어나가야 할지, 이대로 미디어의 영향을 받으며 사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전시로, 12월4일까지 열린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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