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지역 직장인 근로시간 하루 40분 감소
퇴근 당겨지고 퇴근 후 여가·문화생활 ↑
공연·스포츠·학원업종 카드이용액 증가
이데일리 DB |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근로시간 주52시간제 시행 이후 직장인들의 출퇴근 시간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주 52시간 시행이 도입된 대기업·공공기관이 분포한 지역의 직장인은 1년 사이에 근무시간이 줄고 퇴근이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퇴근 이후 여가·문화·자기개발을 위한 공연·영화나 스로츠레저 업종, 학원 업종의 이용액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사무실 체류시간 줄고 퇴근시간 당겨져
11일 고용노동부는 KT와 비씨카드에 의뢰해 직장인이 많은 광화문, 여의도, 판교, 가산디지털단지 4개 지역의 직장인 근무시간·출퇴근시간·여가활동 업종의 매출액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직장인 근무 시간은 4개 지역 평균 13.5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 52시간 시행 전과 후를 비교해보니 광화문에 근무하는 직장인은 근무시간이 605분에서 565.8분으로 39.2분 감소했다. 여의도는 9.9분, 판교는 9.7분 각각 줄었다.
광화문은 대기업·공공기관이, 여의도는 금융업종 대기업이 다수 분포하고 있어 이미 주52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는 기업이 많은 지역에서 변화가 나타났다.
고용부는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변화를 보기 위해 지난해 3~5월과 올해 3~5월 하루 평균 직장인의 체류시간을 비교했다. 여기에서 직장인은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 달에 10일 이상 동일 기지국에서 4시간 이상 규칙적으로 연결된 휴대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했다.
권기섭 고용부 근로감독정책단장은 “광화문을 놓고 보면 하루 평균 40분 근로시간이 감소해 20일 근무를 한다고 하면 한달에 200분 정도 근로시간이 감소했다”며 “1년으로 하면 약 40시간이 감소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보면 근로시간이 상당히 많이 줄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 52시간제가 아직 시행되지 않은 중소기업이 모여있는 가산디지털단지는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0.6분 근로시간이 증가했다고 고용부는 판단했다.
출퇴근 시간 역시 비교해보니 조사한 4개지역 모두 퇴근시간이 당겨지는 경향을 보였다.
광화문, 여의도 일대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은 출근시간은 늦어지고, 퇴근시간은 빨라졌다. 광화문은 ‘9시 출근, 6시 퇴근’ 유형으로 변화했고 여의도는 8시 이전 조기 출근이 감소하고 8시~8시59분 출근이 증가했다. 오후 5시대 퇴근 비율은 1년 사이에 3.8% 포인트 크게 증가했다.
기사내용과 직접관련 없음. 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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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문화생활 업종 이용액 증가
52시간제 시행 후 여가·문화·자기계발 관련 업종의 이용액이 크게 증가했다. 사무실 인근의 저녁 이용액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문화·자기계발 관련 업종은 주 52시간 시행 이전에 비해 시행 이후 이용액이 평균 18.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공연 업종이나 스포츠레저, 여행, 학원 등의 매출이 늘어난 것이다.
여의도의 경우 1년 사이에 스포츠 레저 업종의 매출이 103.5% 증가하고 학원업종 역시 66.6% 증가했다. 광화문은 △여행 업종 56.5%, △스포츠 레저 업종 25% 증가, 판교는 △골프 업종 93.8% 증가, △스포츠 레져 업종 29.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산디지털단지는 학원 업종이 84% 증가, 여행 업종 21.8% 늘었다.
이에 반해 사무실 인근의 일반주점, 노래방, 유흥 주점이나 저녁 급식 매출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권 근로감독정책단장은 “주52시간제를 시행해 대기업이 모여 있는 직장인이 많은 지역에서 근무시간과 소비패턴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아직 가산디지털단지 등 주52시간 미시행지역은 뚜렷하지는 않지만 조금씩 변화의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와 기지국이 주기적으로 교환하는 신호를 분석해 체류시간 등을 조사했고, 카드 이용액을 통해 주요 업종의 소비자료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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