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최선희 "9월 하순 美와 대화 재개 용의"
미일훈련 종료 24일 직후 유력시…金 방중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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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북한이 미국의 "새 계산법"을 전제로 9월 하순 실무협상을 재개하겠단 의사를 밝히면서 장기간 교착 상태였던 비핵화 협상에 다시 동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9일 밤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 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 행위에 대해 '불량행동'이라고 지적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발언을 문제삼으며 "북미 대화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고 있다"고 했던 지난달 31일 담화와 비교할 때 상당히 전향적인 기류 변화다.
이는 두 담화 사이 지난 7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한일 핵 무장'을 거론하며 실무협상 재개를 촉구한 직후 폼페이오 장관이 "모든 나라는 스스로를 방어할 주권을 갖는다"며 북한의 자위권을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취한 데서 기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록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체제보장과 관련한 유화 메시지가 나옴에 따라 향후 협상에서 자신들이 요구사항을 관철할 공간이 어느 정도는 만들어졌고, 그런 만큼 이제 더 이상은 대화 재개를 미룰 수 없는 국면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최 부상이 "새로운 계산법과 인연이 없는 낡은 각본을 또다시 만지작거린다면 북미 사이의 거래는 그것으로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상당히 온건한 화법으로 대미 비난 수위는 조절한 것에서도 판을 깨지 않으려하는 신중함이 엿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북한이 최 부상 담화 직후 10일 오전 올해 들어 10번째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것도 실무협상 재개 전 자신들의 '체제보장' 요구를 재확인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외교가에서는 북미 실무협상이 그 결과와 상관없이 일단 9월 하순 이후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그 시점은 올해 폐지된 한미 키리졸브(KR) 훈련을 대체해 미일이 실시하는 연합군사훈련 '오리엔트 실드(Orient Shield)가 끝나는 오는 24일 직후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5차 방중 가능성이 제기되는 내달 초까지가 유력시된다.
미·일은 지난달 13일부터 23일까지 미국 핵추진 항모 로널드 레이건함 등 항공모함들이 참가한 해상 연합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26일부터는 대규모 육상 훈련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번 훈련은 전시 병력과 물자를 후방 깊숙이 전개하는 전시증원연습(RSOI)이 사상 처음으로 포함되는 등 한층 규모가 커진 가운데 부산에서 가까운 규슈 등 일본 서부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북한은 앞서 8일에도 대외선전매체 민주조선을 통해 "미국이 일본 반동들과 함께 합동 군사연습을 벌여놓은 것은 우리에 대한 또 하나의 엄중한 군사적 도발이며 조선반도 정세를 위험 국면으로 몰아가는 위험천만한 망동"이라며 훈련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최 부상의 이번 담화에도 일각에서는 북한이 기본적으로 실무협상 자체를 원하지 않는 점, 또 그간 상호 대화 의지 속에서도 실무협상이 이뤄지지 못한 전례에 비추어 연말까지는 기싸움이 이어지며 협상이 지연을 더 거듭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계속된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 정부 수립 70주년인 10월 1일이나 북중 수교일인 같은 달 6일을 전후해 또 한번 방중에 나설 가능성은 이러한 우려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 위원장이 미국과 본격적인 대화를 재개하기 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부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그간 대화 재개 시기 타이밍을 저울질 해왔고 미일 훈련에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는 내부 군부의 목소리에 따라 한반도 유사시를 상정한 미일 훈련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미국에 답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뉴욕채널을 통해 만남 형식과 일정을 협의해 24일 직후부터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이 있는 내달 초 사이 실무협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bae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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