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9 경제발전경험공유(KSP) 성과공유 컨퍼런스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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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까지 총리실은 신임 총리 하마평으로 들썩였다. 임기 2년을 넘긴 이낙연 총리가 물러나고 새 인물이 지명될 거란 예상이었다. 여권 인사들이 거론됐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그중 유력후보였다. 여권 인사가 의견을 떠보듯 물었다. 자기 지역구 원성에도 3기 신도시를 밀어붙인 저력이 대단치 않냐고 말이다.
여당 사람들은 대통령을 만든 재수회 핵심인 김 장관을 마치 잔다르크처럼 여겼다. 부동산을 잡은 공로가 있다고 칭찬했다. 고개를 애매하게 만드는 말이었다.
그 후 일본 이슈가 불거지고 지일파 이낙연 총리 존재감이 한층 높아져 '잔다르크 여성 총리'는 논의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김 장관의 그립은 좀 더 세졌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논란이 대표적이다. 그는 관성에 올라탄 듯 했다. 내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독주를 멈추지 않았다. 김현미라서 가능한 일이었다.
신축 강남 아파트 평당 가격 1억원을 저지하겠다고 공공연히 강조했다. 하지만 강남 잡으려다 수도권 집값 전체를 부추길 수도 있었다. 시장은 꿈틀거렸다.
한데 여기서 나타난 의외의 인물이 홍남기 경제부총리다.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고 당·청도 부총리 의견을 묻지 않아 '패싱'이란 지적을 받아온 그였다.
부총리는 자청해서 기자들과 소통하고 방송에도 출연해 분양가 상한제 시행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설명했다. 경제 전반을 살펴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규제에 반발하려던 시장은 이후 어리둥절한 모습이다. 주무부처 장관이 배드 캅이라면 부총리는 굿 캅이었다. 도움닫기를 준비하던 가격은 방향성을 잃었다.
당초 이 문제를 두고 내각의 알력다툼이라거나 김 장관의 압승이라던 관전평은 뒤집혔다. 결과적으로 뒷심을 낸 부총리가 사안을 부작용 없이 조율해서다.
따지고 보니 홍 부총리는 늘 그래 왔던 것 같다. 모나지 않아 특별해 보이지는 않는다. 대신 중심을 최대한 낮추고 끈기를 갖고 저력 있게 시장을 받쳐온 것이다.
세종=박준식 기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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