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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평양냉면은 북한만의 음식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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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이 발전시킨 ‘이북음식’

가위 사용 여부 두고 남북 차이

경향신문

평양냉면, 함흥냉면, 어복쟁반…. 한국전쟁 전후 월남한 실향민들을 통해 발전한 대표적인 ‘이북음식’들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민족의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남과 북의 음식문화와 유래 등을 담은 ‘하나이면서도 둘인 음식 문화: 이북음식과 북한음식’ 자료를 9일 발간했다.

자료에 따르면 남과 북에서 발전한 이북음식 중에선 평양냉면이 가장 유명하다. 남과 북의 평양냉면은 육수와 먹는 방식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남측에서는 닭고기 육수나 돼지고기 육수를 섞어 맛을 내지만 북측에서는 고급 요리집인 옥류관이나 청류관 같은 곳에서는 꿩육수(꿩육수와 닭육수를 섞기도 함)를 내어 먹기도 한다. 남측은 국물에 식초와 겨자를 살짝 쳐서 먹지만, 북측은 젓가락을 X자 모양으로 면을 끼운 후 면 위에 식초를 뿌려 먹거나 면을 들어 그 위에 뿌려 먹는다. 가장 큰 차이점은 가위 사용 여부인데, 장수의 의미가 담긴 면을 가위로 잘라 먹는 것을 북측에서는 낯설게 느끼고 있다고 한다.

북한에서 주민들이 현재 실제로 먹고 있는 ‘북한음식’은 한국전쟁 후 1970년대까지는 이북음식과 거의 동일했으나 1970년대 북으로 귀환한 재일교포들에 의해 유부초밥, 김밥(마키) 등이 전래되면서 점차 구분이 되기 시작했다. 특히 ‘고난의 행군’이라 불리며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1990년대를 거친 이후 장마당 등을 통해 두부밥(사진), 인조고기밥 등 대체 먹거리가 주민들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두부밥은 일본의 유부초밥처럼 삼각형 모양의 큰 두부에 밥을 넣고 간장이나 초장을 발라 먹는 음식이다. 두부 한 모를 대각선으로 잘라 돼지기름에 튀긴 후 속을 벌려 집어넣는 방식이다. 인조고기밥은 국수 짜는 기계와 비슷한 형태의 기계에 콩깻묵을 부은 후 압축해서 나오는 쥐포나 쫀드기 같은 모양의 넓죽한 면 위에 초장을 발라 먹는 음식이다. 이 밖에 쌀밥을 먼저 기름에 볶은 후 닭고기, 채소, 해산물 등 고명과 해주김을 얹어 먹는 황해도 해주비빔밥도 대표적인 북한음식이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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