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등 고객 짠물 소비에 울상 / 이마트 판매 선물세트 가운데 10만원 미만 상품이 92% 달해 / 롯데마트도 5만원 미만 제품이 전체 매출의 70% 이상 차지 / 백화점도 지난 설 비해 세트값 ↓
휴일인 지난 8일 대형마트가 ‘의무휴업’에 들어가면서 추석선물을 미쳐 구입하지 못한 고객들이 몰려든 것이다. 과일, 식품, 생필품 등 품목별 선물세트 매장에는 4만∼8만원대 상품들이 메인 자리를 차지했다. 얇아진 지갑에 소비자들이 저렴한 실속형 상품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박모(47)씨는 “올 설에는 백화점에서 거래처 선물을 준비했는데 이번 추석에는 자금 부담이 커 마트를 찾았다”며 “정육 보다는 가격이 저렴한 과일을 20세트 구입했다”고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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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이마트 서울 성수점 식품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추석 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이마트 제공 |
주부 김모(39)씨는 “가계비는 한정돼 있는데 공공물가와 생활물가가 모두 올라 추석 선물 구입 비용 부담이 커졌다”며 “부모님과 지인들에게 선물할 5만원대 상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올 추석을 앞두고 실속형 선물세트가 인기를 얻고 있다.
장기불황에 물가상승 압력까지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졌기 때문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 추석 선물세트 매출(7월25∼9월8일 기준)은 전년 대비 8.6% 증가했다. 경기 불황 속에서도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지만, 소비자들은 예년보다 선물 가격대를 낮추며 ‘알뜰 소비’에 나섰다.
이마트가 추석선물 판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10만원 미만 선물세트 비중이 전체 판매액의 92%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5만원 미만 선물세트 비중이 79%를 기록해 저가 상품 수요가 크게 높았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 담당은“5만∼10만원대 선물세트는 받는 사람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성의를 표현하기 좋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도 “고객들에게 인기 있는 선물세트를 품목별로 보면 5만원대 미만 매출이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고가 선물을 주로 판매하는 백화점도 고객들의 눈 높이가 크게 낮아졌다.
휴일인 지난 8일 롯데백화점 본점 식품매장에는 발디딜틈 없이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기자가 약 1시간 정도 매장에 머무르면서 고객들의 구입 형태를 살펴보니 20∼30만원대 선물세트(축산·농산)를 가장 선호했다.
축산코너 한 직원은 “올해 설 명절에는 40만∼50만원대 한우 정육세트가 많이 팔렸는데, 올 추석에는 20만∼30만원대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인근 신세계백화점 본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신세계백화점 홍성민 홍보팀 과장은 “고객들이 실속있는 선물세트를 찾다보니 20만∼30만원대 정육세트와 10만원대 건강식품을 선호한다”며 “이들 상품이 전체 판매량의 50%를 넘는다”고 말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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