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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단독] LG ‘QLED De마케팅 TF’ 꾸려 6개월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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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TV 작심 비판 파문 확산 / “권영수 부회장 지시로 출범… 내부도 당혹” / 삼성, 공식 대응 자제 속 대응책 마련 검토

세계일보

전 세계 이목이 쏠린 유럽 최대 가전·IT 전시회 ‘IFA 2019’에서 LG전자가 삼성전자 QLED(퀀텀닷) TV에 대해 ‘가짜’ ‘소비자 기만’이란 취지로 작심 비판해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LG전자가 삼성전자를 ‘저격’하기 위해 6개월 전부터 ‘네거티브 TF’를 운영한 사실이 확인됐다. 오랜 기간 ‘정도경영’을 표방했던 LG그룹이 총수 교체 이후 색깔이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3월 LG전자 내부에는 이른바 ‘QLED De(디)마케팅 TF’가 꾸려졌다. 상품기획팀과 국내외 마케팅팀, 광고팀 등에서 임원과 팀장, 팀원 10여명이 차출됐다. 상품기획팀에서 삼성 TV를 구입·분해해 집중 분석했고, 이렇게 찾아낸 선명도의 약점을 알릴 방법을 놓고 마케팅·광고팀 등이 집중 논의했다. 그래서 나온 결론이 ‘독일 IFA’였다. 한 관계자는 “전 세계 전문가들이 모이고 언론 보도가 쏟아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일련의 조치는 모두 준비됐던 것”이라며 “다음 대응도 차근차근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TF 출범과 지휘에 대해 복수 관계자가 ‘㈜LG 권영수 대표이사 부회장’을 지목했다. 권 부회장은 경영 경험이 적은 구광모 회장을 보좌하며 LG그룹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다. 이번 비방전이 LG전자 차원이 아닌 그룹 최고위층에서 결정된 일이란 점은 향후 작지 않은 파문을 예고한다. 한 관계자는 “법무팀이 문구를 하나하나 검토할 만큼 많은 이들이 당혹해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공식 대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론 대응책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8K 고해상도’는 최근 글로벌 TV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으며 각사가 주도권을 쥐기 위해 총력 경쟁을 펼치고 있다.

앞서 지난 6일(현지시간) 메세 베를린에서 개막한 IFA 2019에서 LG전자는 자사 LCD TV인 ‘나노셀TV’와 삼성전자 ‘QLED TV’ 두 대를 배치하고 ‘8K(8000) 고해상도’ 화질을 비교 시연했다. LG전자는 근접 카메라까지 두고 자사 ‘선명도’의 우수성을 피력했다. 삼성전자 QLED TV와 치열하게 경쟁 중인 자사 올레드TV는 제외했다. LG전자는 “QLED TV는 엄밀히는 LCD TV의 일종”이라며 “올레드TV 경쟁 상대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튿날 LG전자는 테크브리핑을 마련해 더욱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박형세 TV사업운영센터장(부사장)은 “삼성은 2016년 팸플릿에서 TV 디스플레이 해상도 표기 시 선명도를 명시해야 한다고 했다”며 “2019년도 삼성은 2016년도 삼성에 물어보고 배워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LG 측 주장은 ICDM(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 규정을 근거로 ‘8K TV 화질 선명도는 50% 이상이어야 하는데, 삼성 TV는 12%에 불과하다. 즉 삼성 TV는 8K 기준에 미달한다’는 것이 골자다. LG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정확힌 정보를 전달해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현일 기자, 베를린=이우중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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