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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北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에서 울려퍼진 평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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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평화콘서트 개최…요요마·안숙선·옥상달빛

안숙선 명창 "마음 털어놓고 오가는 세상 오길"

연합뉴스

연주하는 첼리스트 요요마
(서울=연합뉴스)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가 9일 오후 경기도 파주 도라산역에서 열린 'DMZ 평화음악회'에서 연주를 하고 있다. 2019.9.9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파주=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제게는 꿈이 있습니다. 남과 북의 경계에서 연주하는 꿈, 그 꿈이 바로 오늘 실현됐습니다."(첼리스트 요요마)

9일 오후 5시, 북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역.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경의선 철마가 잠시 멈춰선 곳.

남북 정상의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을 맞아 열린 '비무장지대(DMZ) 평화콘서트'가 차게 식었던 도라산역에 뜨거운 생기를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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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평화음악회
(서울=연합뉴스)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와 국악인 김덕수, 안숙선을 비롯한 참석 아티스트와 내빈들이 9일 오후 경기도 파주 도라산역에서 열린 'DMZ 평화음악회'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2019.9.9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2시간 공연을 꼬박 채운 뮤지션들의 출신과 나이, 장르는 제각각이었다. 한국의 젊은 탈춤꾼들이 모인 천하제일탈공작소가 신명 나는 '통일탈춤'으로 역내를 휘어잡더니, 어느덧 애수 띈 첼로 선율이 주인공으로 나섰다. 미국 국적의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64)였다.

요요마는 벅찬 표정으로 "혼자 하면 불가능한데 함께하면 가능한 것이 무엇인지 아느냐. 정답은 바로 모든 것"이라며 "문화는 신뢰를 구축하고 벽이 아닌 교량을 만들어준다. 함께라면 우리는 불가능했던 것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바흐 무반주 첼로 조곡과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선사했다.

이어 북한 출신 피아니스트 김철웅(44)이 건반 앞에 앉았다. 평양국립교향악단 최연소 수석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다 2002년 남녘에 정착해 음악 활동을 펼쳐왔다. 가곡 '봉선화'와 '아리랑 소나타'를 격정적으로 소화한 그는 숨을 고르며 조심스레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남과 북이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많지 않다. 저도 고향에 가고 싶고, 여러분도 평양에 함께 갈 그날을 그리며 노래를 골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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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DMZ) 평화콘서트의 옥상달빛'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다른 뮤지션들도 섬세한 선곡으로 평화의 의미를 되새겼다. 평화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사회자 박선영 아나운서의 질문에 '자유', '균형' 등이라고 답하며 관객과 호흡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인디밴드 옥상달빛은 지친 사람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하는 대표곡 '달리기'와 '수고했어 오늘도'를 비롯해 동요 '오빠 생각'을 불렀다. 크로스오버 밴드 두번째달은 국악계 아이돌 김준수(28)와 판소리 '춘향전' 중 '사랑가'와 경상도 민요 '쾌지나칭칭나네'로 장내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대미를 장식한 건 명창 안숙선(70)과 사물놀이 명인 김덕수(67), 그리고 풍류 아티스트 임동창(63)이었다. 이들이 요요마와 '아리랑'을 협연하는 하이라이트에선 객석에서 힘찬 박수가 터져 나와 좌중을 뭉클하게 했다. 관객들은 자리에 마련된 리본을 엮어 무대 앞 베틀에 묶으며 평화로운 한반도를 염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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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DMZ) 평화콘서트의 천하제일탈공작소'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김덕수 명인은 "저는 운 좋게 1990년 범민족통일음악회 덕분에 걸어서 판문점을 넘어 평양에서 공연한 적이 있다. 아까 서울에서 차를 타고 오는데, 이대로 평양까지 갔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자 안숙선 명창도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없는 현실 앞에서 가슴이 먹먹했다"며 "우리 민족이 마음을 잘 털어놓고 오가는 세상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최·주관한 공연에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서호 통일부 차관, 사이먼 스미스 주한 영국대사, 최종환 파주시장, 백군태 이북5도 실향민연합회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또 지역주민 대표로 군내초등학교 6학년 송윤주 양과 서울 명지초등학교 학생들, 파주시 인근 부대 장병 등 40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와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취재진이 행사 전반을 꼼꼼히 취재해 남북관계에 대한 관심을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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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염원하는 리본 묶기
(서울=연합뉴스)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와 강경화 외교부장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한 참석 아티스트와 내빈들이 9일 오후 경기도 파주 도라산역에서 열린 'DMZ 평화음악회'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리본 묶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9.9.9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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