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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홍남기, 日 수출 규제 겨냥 “세계 경제 가치사슬 교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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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P 콘퍼런스 개회사서 비판 / “한·일 긴장관계로 불확실성 증대” / ‘노벨상’ 크루그먼 교수도 우려 / 홍, 국제사회에 日 부당함 호소

세계일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9일 서울 영등포구 한 호텔에서 열린 ‘2019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 콘퍼런스’에 참석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대외 일정 등을 통해 연일 일본 수출규제 조치를 비판하고 경고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홍 부총리는 9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와 국제기구 관계자, 10여개 협력국 등이 참석한 ‘2019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 콘퍼런스’ 개회사를 통해 “무역·투자상 주요 협력국에 대한 일방적 수출규제 조치로 인해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투자 질서를 위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가치사슬을 교란해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일본을 겨냥했다.

홍 부총리는 크루그먼 교수와 면담에서도 “내년 세계 경제 전망과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됐다”며 “세계 경제 전체의 가치사슬이 악화할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한·일 긴장관계가 양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증대하는 요인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4∼6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5차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서도 “아무리 경제적으로 강한 국가라 하더라도 주변국과의 연결고리가 약해진다면 전체 가치사슬에서 고립되고 소외되어 결국에는 쇠락의 길을 면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의 이 같은 메시지는 국제사회에 일본 수출규제의 부당성과 문제점을 알리고 공감대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글로벌 공급망 훼손은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가지고 온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우리 정부의 입장을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국제여론을 환기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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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9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 성과공유 컨퍼런스'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마친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뉴시스


크루그먼 교수는 홍 부총리와의 면담에서 “한국은 단기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의 역할을 확대할 여력이 있고 한국의 경기 전망이 빠른 속도로 어두워지고 있어 경기부양 조치를 더 많이 실시할 때”라면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같이 시간이 걸리는 것보다는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재정을 통한 단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또 우리 경제의 디플레이션 위험을 언급하며 “신중한 기조가 (디플레이션) 위험을 더 키울 수 있으므로 확장적 재정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일 갈등과 관련해 해외 매체에 한국 정부를 비판하는 기고문을 연일 게재하고 있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이날 싱가포르 유력 영문일간지 트레이츠타임스에 ‘최근 한일 분쟁의 배경(The background to recent Japan-Republic of Korea disputes)’이라는 글을 내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대한 강제동원 문제 등은 완전히 해결됐다는 종전 주장을 되풀이했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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