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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재산 사유화…남산예술센터 논란 무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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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오만한 후손들' 18일 개막

공공극장 논쟁 정면으로 다뤄

이양구 작·고해종 각색·류주연 연출

이데일리

연극 ‘오만한 후손들’의 한 장면(사진=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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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남산예술센터를 둘러싼 공공극장 논쟁이 연극으로 무대에 오른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2019년 시즌 프로그램 네 번째 작품으로 극단 산수유와 공동제작한 연극 ‘오만한 후손들’을 오는 18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한다.

‘오만한 후손들’은 공공극장의 위상과 위치에 대한 질문을 관객과 공유하고자 하는 바람에서 시작했다. 남산예술센터의 전신은 동랑 유치진(1905~1974)이 미국 롤펠러 재단 지원을 받아 한국 정부가 제공한 땅에 개관한 극장 드라마센터다. 국내 현존하는 극장 중 건축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가장 오래된 근현대식 공연장이다.

지난 2009년부터 10년간 서울시가 극장 소유주인 서울예대(학교법인 동랑예술원)로부터 임차해 서울문화재단이 남산예술센터라는 이름의 공공극장으로 위탁 운여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서울예대가 서울시에 일방적으로 임대계약 종료를 통보하면서 연극계 안팎에서 극장의 공공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후 공공극장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조직됐고 관련 연구를 엮은 책 ‘유치진과 드라마센터-친일과 냉전의 유산’도 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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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오만한 후손들’의 한 장면(사진=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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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한 후손들’은 극장의 역사를 추적해 부조리함을 재연하는데 그치지 않고 ‘무엇을 기준으로 가치를 판단할 것인지’ 묻는다. 1962년 극장 개막공연이었던 ‘햄릿’으로부터 시작해 생동감 있는 르포르타주를 겹치면서 ‘민족문화의 화합’을 위한 극장이 현재에 이르러 어떻게 ‘합법적’으로 사유화됐는지를 법의 논리가 아닌 공공의 정의로 문제를 반추한다. ‘불법이라고는 찾을 수 없지만, 어딘가 찜찜한’ 남산예술센터 문제를 날카롭게 들여다본다.

극단 산수유 대표 류주연이 연출을 맡는다. 류 연출은 지난 1월 남산예술센터 시즌프로그램을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드라마센터 사유화 문제는 연극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이번 공연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일곱집매’ ‘노란봉투’ 등 사회성 짙은 작품을 주로 집필해 온 이양구 작가가 극을 쓰고 고해종 작가가 각색과 드라마터그를 맡았다. 극단 산수유에서 류 연출과 긴 시간 호흡을 맞춰온 배우 이승훈·이현경·이종윤·이재인·신용진·현은영·박시유·반인환·이지혜·홍현택·김신영·홍성호·서유덕 등이 출연한다.

오는 21일 공연이 끝난 뒤에는 김미도 연극평론가와 류 연출이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남산예술센터를 둘러싼 논란과 사회적 관심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티켓 가격 전석 3만원. 남산예술센터,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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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오만한 후손들’의 한 장면(사진=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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