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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월인석보, 훈민정음에 날개를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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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스크리트 원전 완역 팔천송반야경·정념스님이 오대산에서 보낸 편지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 월인석보, 훈민정음에 날개를 달다 = 정진원 지음.

국어와 불교를 깊이 공부한 저자가 '월인석보(月印釋譜)'를 현대 우리말로 풀었다. 월인석보는 세종이 지은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과 그의 아들 세조가 수양대군 시절 쓴 '석보상절(釋譜詳節)'의 합본이다.

석보상절은 세종의 아내이자 수양의 어머니인 소헌왕후가 세상을 뜬 후 쓰였다. 석가모니가 태어나 열반에 들 때까지 일생과 설법한 내용을 담았다. 수양대군이 10개월 만에 완성한 조선 시대 최초 훈민정음 불경으로 평가된다.

월인천강지곡은 세종이 석보상절을 보고서 지은 600여수의 노래를 담고 있다. 불교에서 진리를 상징하는 달, 부처님의 가르침이 천개의 강에 도장을 찍듯 똑같이 비추는 것을 찬탄하는 노래 모음집이다.

책은 전체 25권으로 구성된 월인석보의 1권을 풀었다. 에세이 같아 손에 쉽게 잡히면서도 월인석보의 본래 내용을 깊이 있게 알아볼 수 있다.

월인석보는 전체 25권 중 19권만 전해진다. 그런 탓에 저자는 서문 말미에 "제1권과 제2권은 있지만 제3권과 제4권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제2권을 낼 동안 그다음 권수가 차례로 나타나기를, 이번 생에 25권 전권을 현대 국어로 모두 옮길 수 있기를 서원한다"고 갈망한다.

조계종출판사. 287쪽. 1만7천원.

연합뉴스


▲ 산스크리트 원전 완역 팔천송반야경 = 전순환 번역.

최초의 대승불교 경전인 '팔천송반야경'이 처음으로 한글로 완역됐다. 현대 언어로는 영어, 일본에 이어 세 번째다. 인도 고대 언어인 산스크리트로 쓰인 팔천송반야경은 금강경, 반야심경의 기초가 된 경전으로 알려져 있다.

산스크리트를 전공한 저자 전순환 박사는 지난 10년간 3종의 산스크리트 사본을 대조 비교해 완역본을 내놨다. 책에는 1999년 간다라 지역의 옛 불교 사원터에서 새롭게 발굴된 팔천소반야경 사본 일부분의 번역도 실렸다. 세계 최초 성과로 평가된다.

한글판 '팔천송반야경'으로 볼 수 있는 완역본은 총 32장으로 구성됐다.

저자는 독자가 1장 '모든 양상의 불지(佛智)에 대한 수행'을 제대로 숙독한 뒤 나머지 장을 읽기를 권한다. 이는 1장이 팔천송반야경의 핵심 개념과 용어, 전체 내용을 가장 잘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 팔천송반야경은 어휘와 문장이 빈번하게 반복되는데 이는 인내심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되풀이해 체득하라는 뜻으로 생각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번역을 시작한 후 많은 어려움에 봉착했다. 번역이라는 여정 속에서 힘에 겨워 주저앉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수많은 고비 때마다 어떤 알 수 없는 힘이 역자를 종착지로 이끌었고, 마침내 본 번역서가 나오게 됐다. 어쩌면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원력일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불광출판사. 720쪽. 3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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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념스님이 오대산에서 보낸 편지 = 정념 지음.

오대산 월정사 주지 소임을 15년째 맡아온 정념스님의 편지가 가득하다. 2015년부터 4년간 각종 법회와 강연, 성지순례 기간에 들려줬던 법문을 편지글 형식으로 바꿔 정리했다.

그는 여느 불교 서적처럼 행복과 비움, 나눔을 바탕에 두면서도 시대정신과 더불어 실천할 것을 강조한다. 명상, 대화와 경청, 평화와 화합도 당부한다.

정념스님은 불교 교리나 선문답, 고사를 인용해 우리가 겪고 있는 환경, 빈부 갈등 등 공동체 문제에 대해 쉽게 접근하고 풀어간다. 책 곳곳을 장식한 수백장의 사진을 통해 월정사는 물론 오대산의 사계도 볼 수 있다. 싸리 빗자루를 들고 월정사 마당과 숲길을 쓸어내리는 스님들의 표정이 무심해 보인다.

불광출판사. 350쪽. 1만9천원.

연합뉴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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