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 행정예고
수출입통제 부적절 운용 日 ‘가의2’에 편입
WTO 제소로 국제사회 지지 끌어유도 효과
고위급 만남 등 대화창구는 계속 유지키로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제도를 강행한 지난달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 대응 확대 관계장관회의 겸 제7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3년 동안 5조를 투입해 주력 산업의 핵심 기술 개발을 돕는다는 내용의 연구개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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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한 지 오는 3일로 두 달이 된다. 그사이 우리 정부는 수차례에 걸쳐 다양한 방식과 채널을 통해 고위급 만남을 가지자고 요청했지만, 일본은 단 한 번도 응하지 않으면서 자국의 수출우대국가명단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하는 등 양국간의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도 이번달 일본을 한국의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시행과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민관의 모든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할 방침이다. 한편으로는 양국간의 대화 여지도 남겨놓고 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민참여입법센터를 통해 행정예고된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일부개정안에 대해 일반적인 고시 개정 절차에 따라 오는 3일까지 온라인과 이메일, 팩스, 서한 등을 통해 의견을 받고 있다.
의견수렴을 마치면 심사를 거쳐 일본을 우리의 백색국가인 ‘가’ 지역에서 제외하고 신설되는 ‘가의2’ 지역에 포함하는 내용을 담은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이달 내 확정·시행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현재까지 들어온 의견 건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온라인 의견 제출을받는 국민참여입법센터 관련 게시글 조회 수는 3400건을 육박했다. 비슷한 시기 올라온 행정예고 조회 수가 대부분 1000건 이내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관심을 보인 셈이다. 산업부는 의견 수렴을 마치면 규제심사,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이달 중 개정된 전략물자 수출입고시를 시행할 예정이다.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은 현재 가(백색국가), 나(비백색국가)로 구분된 전략물자 수출지역을 ‘가의1’, ‘가의2’, ‘나’ 지역으로 세분화하고 일본을 ‘가의2’ 지역에 넣는 안을 담고 있다. ‘가의1’에는 일본을 제외한 기존 백색국가 28개국이 들어가고 신설되는 ‘가의2’지역은 ‘가의1’ 지역의 조건을 갖췄지만, 수출통제제도를 부적절하게 운용해 ‘가의1’에서 제외된 나라가 들어간다. 지금까지는 일본이 유일하다.
‘가의2’ 지역은 원칙적으로 나 지역 수준의 수출통제 규정을 적용한다. 사용자포괄허가의 경우 ‘가의1’ 지역 국가는 기존 가 지역 규정대로 원칙적으로 허용하지만, ‘가의2’ 지역은 동일 구매자에게 2년간 3회 이상 반복 수출하거나 2년 이상 장기 수출계약을 맺어 수출하는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받을 수 있다. 개별허가 신청서류 일부와 전략물자 중개허가 심사는 면제해준다. 정상적인 거래이고 민간 전용 우려가 없는 경우 기존에 해오던 대로 5일이내에 수출허가를 내줄 방침이다.
또 정부는 일본에 대응할 카드로 WTO 제소도 준비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일본이 우리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을 강행한 지난달 28일 “우리는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를 바로잡기 위해 WTO제소를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WTO 제소부터 최종 결론까지 최소 2년 이상 소요되지만 만약 승소할 경우,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운 일본 정부의 논리를 근본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고 국제사회로부터 일본의 부당함에 대한 지지를 얻어내는 효과를 부릴 수 있다.
또 정부는 일본에 고위급 만남을 통해 대화로 문제를 풀자는 입장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지난 7월 2일 수출통제 당국 간 정보교환 및 협의 요청 공문을 보낸 것을 시작으로 줄곧 일본에 고위급 대화를 제의하고 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13일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발표하면서도 일본이 원하면언제, 어디서든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산업부는 일본 경산성과 과장급 이메일을 소통 창구로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배문숙 기자/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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