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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 시인 오페레타 '석가탑' 51년만에 무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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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 50주기 추모…내달 6~7일 입체낭독극 형식으로 공연

신동엽 시인 교사로 재직한 동국대부속여고 학생들 배우로 참여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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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신동엽 시인이 쓴 오페레타 '석가탑'이 입체낭독극(낭독극에 춤, 마임, 노래, 가야금 연주 등을 결합) 형식으로 51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신동엽학회는 신동엽 50주기를 맞아 내달 6~7일 석가탑을 입체낭독극으로 여행자극장에서 공연한다고 27일 전했다. 배우 열 명은 신동엽 시인이 8년 동안 국어교사로 재직했던 명성여고(현 동국대부속여고) 학생들로 구성된다. 김진곤 연출, 정연재 조연출, 초원 예술감독, 정민아 음악감독, 양남열, 박나은 안무감독 등이 함께 한다.


신동엽 대본, 백병동 작곡의 석가탑은 1968년 5월 서울 드라마센터에서 문오장의 연출로 초연됐다. 하지만 이후 더 이상 공연되지 않았으며 대본은 1980년 간행된 '신동엽전집(증보판)'에 처음 수록됐다. 신동엽학회 회원인 이대성(서강대 박사과정 수료)이 신동엽문학관에 소장돼 있던 필경등사본을 새로 발견해 학술논문을 발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모사업에 선정돼 입체낭독극으로 부활하게 됐다.


이번 공연의 작곡ㆍ음악감독은 가야금 연주자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정민아가 맡았다. 정민아 음악감독은 초연 당시의 오페레타 형식을 현대적인 입체낭독극으로 변형하는 과정에서 대중성이 있는 음악을 도입했으며 노래 수를 줄였다. 배우들은 정민아 음악감독이 이끄는 가야금 연주에 맞춰 '새 성인 나시네'를 시작으로 '가슴 아픈 눈동자', '멀고 먼 바람소리', '너를 새기련다' 등 노래 열 곡을 부른다.


양남열과 박나은 두 안무가는 공연의 부제인 '멀고 먼 바람소리'를 "깨달음의 과정에서 들리는 소리인 수카(sukha침묵의 소리)"라며 "특정 동작을 주입하기보다는 학생들 안에서 스스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취했다"고 전했다.


신동엽학회는 석가탑 공연을 준비하면서 신동엽문학관 소장 필경등사본과 팸플릿, 공연 사진, 1968년에 신동엽 시인과 오페레타를 함께 만든 백병동 작곡가의 육필 악보 등을 확인했고, 이 자료들을 책자로 엮어 공연일에 맞춰 발간한다. 이 책 '석가탑: 멀고 먼 바람소리(모시는사람들)'에는 1968년의 자료뿐 아니라 신동엽학회원의 연구논문 세 편과 정민아 감독의 악보도 수록된다.


신동엽학회장 정우영 시인은 "1968년 공연 이후 이제까지 아무도 되돌아보지 않은 작업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라며 "창작 오페레타 석가탑은 한국 문학사적으로도 그렇고, 한국 음악사에서도 다시 평가받아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동엽 시인의 장남인 신좌섭 서울대 교수는 "이번 공연이 작위적 요소를 최소화하고 시 자체의 전달력을 최대한 살리고 시극, 시노래 운동에 작으나마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소감을 전했다.


입체낭독극 석가탑은 신동엽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창비가 후원하며, 신동엽학회와 동국대부속여고가 공동 주관한다. 공연 관람은 무료이며 관람 희망자는 구글폼을 작성해 사전예약 또는 당일 잔여석에 한해 현장에서 등록하면 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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