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안건조정위 요구에…민주당 “명단 제출하라”
홍영표 국회 정개특위 위원장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장제원 자유한국당 간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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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26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1소위원회에서의 선거법 표결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간 설전만 벌였다. 한국당은 이날 회의 직전 선거법의 표결 처리를 막기 위해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여야는 회의 개의 직전부터 공방을 벌였다. 정개특위 위원장인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안건조정 신청이 들어오면 사실 전체회의는 필요 없다”고 밝혔다. 정개특위 야당 간사인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전체회의에서) 발언하는 것은 얼마든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국회가 무슨 민주당 것이냐, 논의하고 안 하고를 자기 멋대로 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 의원들은 회의가 시작되자 총공세에 나섰다. 장 의원은 "오늘 소위에서 일어났던 폭거에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은 앞으로 정치 개혁이란 단어를 쓸 자격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패스트트랙을 이용해서 한국당 의석을 강탈하는 행위"라며 "다수가 소수 정당 의석을 뺏어서 친구에게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원 한국당 의원은 “언제 한 번 제대로 상의를 했느냐”며 “정말 요즘 말로 삶은 소대가리가 웃을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도 가세했다. 지 의원은 "이제부터 숫자로 밀어붙이는 표결 강행을 내려놔야 한다"며 "힘의 논리로 간다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맞설 수밖에 없고 모든 의사일정 관행이 다 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영표 국회 정개특위 위원장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간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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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홍 의원은 “한국당에서 안건조정위를 신청했기 때문에 전체회의에서 논쟁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며 “아무 의미 없는 회의”라고 밝혔다.
정개특위 여당 간사인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5개월 동안 수없이 논의한 것을 갖고 논의를 하나도 안 했다고 하는 것은 너무하지 않냐"며 "한국당이 20년 정치적 폐해를 개혁할 의지만 있다면, 기득권을 조금만 내려놓을 의지가 있다면 어떤 방식의 논의도 함께 하겠단 약속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도 "총 22차례 소위를 열어서 선거제도 개편 논의를 진행했는데 토론이 안 됐단 지적은 동의가 어렵다"며 "지금의 선거제도로 거대 정당들이 득표율보다 과도하게 점유율을 가진 게 사실인데 각 정당의 우위를 떠나서 민주주의에 부합한다면 개혁해야 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안건조정위 구성을 놓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홍 의원은 "오늘 6시까지 위원 명단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하자, 장 의원은 "활동기한에 대한 얘기를 먼저 못 박아 주면 그때 명단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국회법상 안건조정위는 이견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 안건의 심사를 위해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로 구성되며 최장 90일까지 활동할 수 있다. 그러나 안건조정위도 여야 3명씩 6명으로 구성돼 사실상 한국당의 지연 전술에 불과하다. 여야 4당이 의결 정족수인 재적위원 3분의 2를 확보하고 있어 언제든지 의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개특위 간사들은 이날 전체회의 직후 안건조정위 구성 협의를 시도했지만 장 의원은 불참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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