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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G2 전쟁에 신음하는 中…산업생산 17년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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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중국의 7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2002년 2월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중국 경제성장 기여율이 60%에 달하는 소비 변수 역시 위축 국면에 접어들었고, 투자 둔화 추세도 뚜렷해졌다. 도시 실업률은 5.3%로 집계돼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이후 중국 당국은 각종 경기 부양책을 꺼내 들며 '반짝 효과'를 거두는 듯했지만 미국과의 통상 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중국 경제 곳곳에 경고음이 켜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달 증가율(6.3%)과 시장 전망치(6.0%)에 모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자 2002년 이후 17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1~7월 누적 산업생산 증가율은 5.8%를 기록했다. 올해 중국 당국의 산업생산 증가율 목표는 5.5~6.0%다.

시장에서는 7월 산업생산 증가율을 '쇼크' 수준으로 받아들이면서 미·중 무역전쟁 여파가 중국 제조업 경기를 빠르게 위축시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14일 로이터통신은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준 중국 7월 지표는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경제에 균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다른 중국 경제지표 역시 대체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7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7.6%로 전월보다 2.2%포인트 하락했다.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의 일환으로 인프라스트럭처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1~7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5.7%를 기록하며 1~6월 증가율보다 0.1%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은 도리어 높아졌다. 7월 기준 전국 도시 실업률은 전달보다 0.2%포인트 오른 5.3%로 집계돼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마오성융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올해 1~7월 중국 경제는 합리적 구간에서 운용됐으며, 전반적으로 안정 속 성장을 이어나갔다"고 평가했다.

중국 당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6.0~6.5%'로 낮춰 잡은 뒤 2조1500억위안 규모 인프라 투자와 2조위안 규모 감세로 경기 부양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와 2분기 경제성장률은 각각 6.4%와 6.2%를 기록하면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9월 1일부터 10% 관세를 물리려던 중국산 제품 가운데 휴대전화 등 다수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를 12월 15일로 미룬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중국 경제는 하반기에도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이 사회 안정을 위한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경제성장률 목표 6.0%를 사수하기 위해 추가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는 이유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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