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한신평 등급전망 '부정적'으로 하향
지난주 S&P는 등급 'BBB-'로 낮춰
소비둔화·경쟁심화…2분기 창사 이래 첫 적자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이마트에 대한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이 잇달아 하향조정되고 있다. 경기둔화와 경쟁심화로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모두 고전하면서 2분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이 악화한 부분을 반영한 것이다.
14일 한국신용평가는 이마트에 대한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이마트에 부여한 신용등급 ‘AA+’은 유지했다. 글로벌 신평사인 무디스 역시 이날 이마트에 대한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신용등급은 ‘Baa3’로 확인했다. 등급전망을 낮춘 만큼 이들 신평사가 향후 이마트에 대한 신용등급 자체도 낮출 가능성이 커졌다.
유완희 무디스 부사장은 “2분기 이마트의 영업실적이 부진했고 핵심 대형마트 사업부문에서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향후 1-2년간 수익성이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확대됐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등급전망 배경을 밝혔다.
한태일 한신평 선임애널리스트 역시 “주력 사업에서의 약화한 수익력과 향후 실적 회복 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때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299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손실도 266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이마트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1년 신세계에서 인적분할을 통해 설립된 이후 처음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온라인 유통채널 시장침투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매장의 집객력 유지를 위해 이마트는 할인행사를 강화하고 있는데 이는 지속적인 실적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최근 사업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온라인 사업부문도 경쟁강도가 높고 저마진 구조에 물류 네트워크 구축에 따른 투자비용 부담 등으로 단기간 내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전자상거래 부문의 경쟁심화와 소비심리 둔화를 고려할 때 향후 1~2년간 이마트의 조정 이자 및 세금 차감 전 수익(EBIT) 마진이 1.5~1.7%로 작년 3.4%에 비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이마트의 연결 기준 조정 차입금이 작년 말 5조7000억원에서 올해 말 6조7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유완희 부사장은 “이마트가 상당한 규모의 디레버리징 조치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수익성 약화가 지속적인 차입금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한신평 역시 수익력 대비 차입금 상환능력 지표가 크게 저하됐다고 평가했다.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연결기준 조정순차입금이 작년 3배에서 올해 상반기 4.9배로 늘었기 때문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성장 모멘텀 확보를 위해 업계 전반에 내재하고 있는 투자부담과 약화된 현금 창출력을 감안할 때 과거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앞서 글로벌 신평사 중 하나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지난 5일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조정했다. 이마트의 어려운 영업환경이 향후 2~3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투자확대로 인해 앞으로 12~24개월 동안 신용지표에 부담이 가해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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