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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 의료기관인 서울대학교병원에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을 담당하는 기관이 있다. 바로 (주)SNUH벤처다. ㈜SNUH벤처는 2015년 서울대병원이 2억원을 출자해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로 서울대학교병원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몸을 담고 있는 교수들의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의대와 병원 내에 축적된 글로벌 수준의 보건의료 연구 성과를 실용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매일경제신문 미라클어헤드는 13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있는 서울대학병교원에서 '(주)SNUH벤처' 대표인 김희찬 교수(서울의대 의공학교실 교수·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연구지원본부장 겸 지식재산관리실장)를 만났다. 김 대표는 ㈜SNUH벤처가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연구 성과를 실용화하고자 하는 교수진을 대상으로 기술 이전을 도와주고 스스로 창업을 희망하는 경우 법인설립에서부터 기업 성장을 위한 액셀러레이팅을 하고 있다"면서 "일반적인 바이오벤처나 의료 스타트업들이 작은 시장 규모 때문에 실용화를 꺼려하는 공익 성격이 강한 분야에 대한 사업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한 치료제나 의료기기처럼 반드시 필요하나, 시장 규모가 작아 창업에 어려움을 겪는 연구진들을 ㈜SNUH벤처가 적극 지원하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김 대표는 구체적으로 "SNUH벤처는 바이오·의료 스타트업에 대한 창업을 지원하고 있는데, 향후 수익이 발생하게 되면 보다 공익 성격이 강한 스타트업을 더 많이 육성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SNUH벤처는 그동안 다양한 서울대 교수진들의 창업을 지원했다. 대표적인 스타트업이 ㈜메디컬아이피다. 고성능 의료영상 처리기술을 기반으로 3D 프린팅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을 의료 현장에 접목한 스타트업이다. 특히 3D 프린팅 기술로 수술을 앞둔 환자의 장기 모형을 만들어 의료진에 제공하는데 이를 통해 의료진은 보다 정확하게 수술을 집도할 수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병원과 서울의대 내에 ㈜SNUH벤처의 지원을 받아 창업을 하려는 연구진은 10명 안팎에 달한다. 창업 분야도 치료제로서 신약후보물질, 세포치료제 뿐 아니라 진단키트나 의료기기 등 다양하다. ㈜SNUH벤처는 기술이전이나 창업을 꿈꾸는 교수진들이 지원을 요청할 경우, 외부기업이나 투자자 연계 및 네트워킹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 상담 등을 제공한다.
김 대표는 본인의 전공분야이기도 한 의료기기 분야에 대해 "바이오헬스 분야 스타트업 트렌드를 보면 신약, 의료기기, 생물학적제제라는 HT(Healthcare Technology) 분야 3대 산출물 중에서 상당수 투자들이 제약과 생물학적제제에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이들 분야는 투자자가 몰려 상대적으로 손쉽게 기업 가치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반면 의료기기는 국가 차원에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유리해서 육성할 필요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투자가 저조해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SNUH벤처는 성공적인 창업 지원에도 불구하고, 법적인 지위가 산업기술혁신촉진법상 대학의 기술지주사와는 다르다. 대학에 소속되어있는 부속병원 형태의 타 대학병원과 달리 서울대학교병원은 서울대학교병원설치법에 근거한 대학법인과는 별도의 법인이다. 때문에 법적 기술지주사에게 주어지는 혜택을 누리지 못할 뿐 아니라 병원의 지속적인 재정 지원에도 한계가 따른다. 현재 ㈜SNUH벤처는 정부 입법을 기다리는 중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여러 가지로 제약이 많은 상황이지만 SNUH벤처는 연구진들이 힘들여 만들어 낸 특허를 좋은 기업에 기술 이전 해주고, 창업 절차를 안내해 주며, 외부 투자자들을 연계해 주는 방식으로 적극 도와드리고 있다"면서 "앞으로 공익적 스타트업 창업이 더 많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상덕기자, asiris27@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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