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서 심포지엄·가두시위…교토·나고야 등에서도 행사 열려
이날 오후 도쿄 시내 히비야컨벤션홀에서는 연대 행동으로 '잊지 않으리, 피해 여성들의 용기를'이라는 제목의 실내 행사가 열렸다.
행사에선 먼저 재일교포 2세인 양징자 일본군위안부문제해결전국행동 공동대표가 최근 일본의 대형 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서 전시가 중단된 '평화의 소녀상' 이야기를 꺼냈다.
도쿄서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맞아 심포지엄 |
양 대표는 소녀상 전시 사진을 보여주며 "소녀상에 대해 '반일'이라든가 '헤이트'(증오)라고 하는 것은 사실 오인이자 중상"이라고 지적했다.
양 대표는 이어 '수요시위 1천400회의 궤적'이라는 주제로 서울에서 1992년 시작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이날로 1천400회를 맞기까지의 역사에 대해 설명했다.
양 대표는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고(故) 김학순 할머니를 비롯한 피해자 할머니들과 자원봉사자들의 활동도 소개했다.
이미 심포지엄 행사장의 200여 객석은 가득 차 일부 참가자는 객석 사이 계단에 앉아 양 대표의 설명을 들었다. 갓난 아기를 데려온 참가자도 있었다.
양 대표의 설명에 이어 젊은 세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말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희망의씨앗기금의 아베 아야나 씨는 지난 6~7월 도쿄 시내 대학생·대학원생 308명(일본인 288명 포함)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조사에서 '위안부가 실제로 있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81%가 그렇다고 답했지만, 17%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한, 중고교에서 위안부 문제를 학습할 기회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89%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이 사죄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45%, 아니다 40%로 엇갈렸다고 아베 씨는 설명했다.
위안부 문제 등 역사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와 단체의 대응이 한국인의 반일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그렇다 78%, 아니다 15%로 조사됐다는 결과가 있었다. 반대로 일본 정부와 단체의 대응이 일본인의 혐한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57%, 아니다 37%로 조사됐다.
아베 씨는 "학교 교육에서 배울 기회가 없기 때문에 뉴스 등에서 화제가 돼도 자신의 의견을 갖고 있지 않은 학생이 많다"고 지적했다.
전시성폭력문제연락협의회, 일본군위안부문제해결전국행동이 주최한 이번 행사에선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죄와 해결 등을 주제로 한 젊은 발표자의 발언도 이어졌다.
앞서 이날 오전 도쿄 신주쿠(新宿)에 있는 '여성들의 전쟁과 평화자료관' 입구에선 위안부 피해자를 추모하는 행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자료관 지원자와 위안부 문제에 관심 있는 시민 등 70여명이 피해자들에게 묵념하고 추모의 의미에서 흰 꽃을 피해자들에게 바쳤다.
추모 모임에 참석한 이케다 에리코(池田惠理子) 명예관장은 히비야컨벤션홀에서 기자와 만나 "참가자들이 피해자들에 대한 슬픔을 공유하고 앞으로 어떻게 싸워가야 할지에 대해 의지를 다졌다"고 전했다.
이케다 명예관장은 "지금도 상황이 어렵지만 싸울 수밖에 없다"며 "강한 의지를 추모 모임에서 공유했다"고 말했다.
자료관에선 '조선인 위안부의 목소리를 듣다 일본의 식민지배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라는 제목의 특별전이 진행 중이다.
특별전은 피해자의 증언, 일본의 조선 침략·식민지배와 일본군 위안부 제도, 조선 여성들의 투쟁 등으로 나눠 실상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나고야(名古屋) 시내 사카에 미쓰코시 백화점 앞에선 일본군위안부문제해결정국행동 주최로 릴레이 토크가 열렸고, 교토(京都)에서도 전단지 배포와 릴레이 토크가 마련되는 등 일본 각지에서 크고 작은 행사가 열렸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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