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직원 조회에서 여성비하와 막말 유튜브 영상을 틀어 물의를 일으킨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콜마 종합기술원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윤 회장은 이달 7일 임직원 700여명이 참석한 월례조회에서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 극보수 성향의 유튜브 영상을 틀어 논란이 됐다. 2019.8.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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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극우성향 유튜브 영상을 강제 시청케 해 물의를 빚은 한국콜마에 대한 불매운동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과도한 불매 여론에 대한 자제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콜마는 어엿한 한국기업이고 'K뷰티' 신화의 주역인 데, 회장 개인의 잘못으로 회사와 임직원, 고객사들까지 피해를 보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것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에 대한 불매운동 여론이 홈쇼핑 등 판매채널에까지 영향을 미치자 화장품 업계에서는 윤동한 회장이 사과하고 사퇴까지 선언한 마당에 과도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불매운동의 불똥이 최근 한국콜마에 제품을 발주한 국내 중소기업으로 까지 튀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 GS홈쇼핑과 CJ홈쇼핑, 현대홈쇼핑 등은 최근 한국콜마가 제조 납품한 화장품 제품에 대해 편성을 취소하거나 방송보류를 검토하고 있다.
한 홈쇼핑 관계자는 "조만간 방송예정이던 한국콜마 제조 화장품 브랜드 방송을 결국 보류했다"면서 "불매운동 여파를 의식해 한국콜마관련 제품 방송을 보류하면서 편성스케줄 전체가 꼬였고 관련부서가 머리를 싸매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이 불발되면서 중소 화장품업체들의 매출감소도 불가피해졌다. 게다가 이들로선 당장 ODM(제조자개발생산) 공급사를 교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콜마와 오랜기간 거래하며 공동으로 제품을 개발해왔고 현재 쌓여있는 재고나 생산중인 물량도 상당하다.
한국콜마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AHC, 제이에이엠아이앤씨, 애터미, 제이준코스메틱 등 국내 대다수 화장품 업체와 위탁제조 또는 원료공급 관계를 맺고있다. 전체 화장품 시장의 36%를 한국콜마가 ODM방식으로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한국콜마로부터 납품받는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은 최근 과당경쟁과 중국시장에서 부진으로 어려운 곳들이 많은 데 매출이 감소하면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콜마 직원들 역시 불매운동을 중지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혐한 발언을 쏟아내는 일본 DHC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회사인 데도 같이 엮여 과도한 비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콜마 로고 CI / 사진제공=한국콜마 |
한국콜마가 일본과의 합작사로 출발했고 일본쪽 지분과 등기임원이 있다는 이유로 친일기업이라고 낙인찍는 것에 대해서도 반박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한국콜마 직원은 "일본과의 기술격차가 크던 30년전 합작사로 출발한 것은 맞지만 이후 일본과 법인 분리했고 현재는 기술력과 제품 개발력으로 일본을 압도하고 있다"면서 "과거부터 이어진 일부 지분 관계가 있다고 해서 친일기업으로 낙인찍는 것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콜마직원은 "한국콜마는 그동안 글로벌 뷰티 시장 개척에 앞장섰고 K뷰티 신화의 밑거름이 됐다는 자긍심이 컸는 데 국내에서 불매운동을 당할지는 생각도 못했다"면서 "한국콜마와 직원들, 고객사는 무슨 죄인가. 한번 더 차분하게 생각해달라"라고 호소했다.
화장품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안그래도 중국시장에서 최근 'K뷰티'의 위상이 예전같지않고 일본 화장품 즉 'J뷰티'의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콜마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중소 화장품 업계가 피해를 보면 K뷰티 전체가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한국콜마는 다른 ODM 회사들과 함께 K뷰티의 근간이되는 인프라성 기업"이라면서 "불매운동이 이어져 타격을 입게되면 좋아할 곳은 시세이도와 같은 일본화장품 업체들인 데 일본기업을 도와주는 불매운동도 있느냐"고 반문했다.
조성훈 기자 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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