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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달에는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공시 건수가 급증, 올 들어 가장 많은 59건을 기록했다. 7월 26일 이후 코스피, 코스닥은 지수 최저치를 갈아치우는 등 하락장이 이어졌다. 이에 기업들이 주가 부양 효과를 노리고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주가 안정화를 위해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전날 95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날부터 오는 11월 13일까지 장내에서 주식을 취득한다.
이마트 주가는 올해 줄곧 내림세였다. 연초 19만원을 웃돌았던 주가가 11만원선까지 떨어졌다. 할인점 매출 부진에 따른 이익 감소와 신선식품의 온라인 시장 경쟁 심화 우려가 반영되면서다. 올 2분기엔 영업손실 299억원을 냈다.
현대백화점도 주가 안정을 목표로 지난 8일 162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 지난 9일부터 오는 11월 8일까지 장내에서 주식을 사들인다.
현대백화점 주가는 지난 5월 이후 힘을 못쓰고 있다. 10만원선을 지키던 주가가 7만원선까지 내려앉았다. 백화점 업황 부진, 면세점 적자가 겹치면서부터다. 지난 8일엔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0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32.7% 줄었다고 발표했다.
자사주 신탁계약 체결도 이어졌다.
진에어는 지난 12일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미래에셋대우와 100억원 규모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내년 8월 11일까지다. 올 초 1만8000원선에서 출발한 진에어 주가는 4월 2만6000원을 넘나들다 다시 1만5000원대로 내려 부진한 흐름이다.
지난 2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한 오스템임플란트도 주가 안정을 위해 지난 12일 KB증권과 5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내년 2월 11일까지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9일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5.6% 늘어난 77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해외 자회사에서 발생한 재고자산 평가손실, 대손상각비 이슈로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38.6% 밑돌았다. 기대치보다 적은 이익을 내자 증권가에선 줄줄이 목표주가를 내렸다.
일반적으로 자사주 취득 공시는 주가 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자사주 매입을 주가 바닥 시그널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이란 기업이 자기자본으로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다. 주로 주가가 낮게 평가됐을 때 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많이 이뤄진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이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막는 효과를 낼 수 있지만, 반등을 위해선 수익성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는 상장 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진행하는 자사주 취득으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주주가치 제고가 가능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가치가 상승하기 위해선 본업의 수익성 회복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에는 '회사가 직접 매입'하는 방법과 금융기관과의 '자기주식 신탁계약' 통해 간접적으로 취득하는 방법이 있다.
직접 취득은 계약기간(3개월) 내에 예정된 수량을 모두 매입해야 하고, 취득 후 6개월간 처분할 수 없다.
신탁계약은 계약금액만 공시하고, 취득예정 주식 수는 공시하지 않는다. 보통 신탁기간은 1년이지만 연장도 가능하다. 스케줄 변동으로 자사주 매입 계획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지 않으면 나중에 다시 매각 물량으로 나올 수도 있다.
ro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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