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사단 LA지부 10일 LA 시내 초연…"뉴욕·시카고·샌프란 공연도 검토"
안창호 선생 막내아들 랠프 안도 참석…멀리 브라질서도 호응
올해 11월 9일, 캘리포니아주 의회 제정 도산 안창호 데이 2주년 맞아
흥사단 LA지부 민상호 대표는 14일(이하 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 내 흥사단 다른 도시 지부와 손잡고 뉴욕,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뮤지컬 도산의 기운을 올해 안에 전파하겠다"라고 말했다.
뮤지컬 도산 |
뮤지컬 도산 출연자들 |
멀리 중남미에서도 뮤지컬 도산 공연을 원해, 브라질에서 온 관객도 있었다고 민 대표는 전했다.
뮤지컬 도산은 만 19세 청년 안창호가 1898년 평양 쾌재정에서 연설하는 것으로 시작해 정혼자 혜련과의 만남, 미국 유학길과 샌프란시스코 도착, 리버사이드 오렌지 농장과 뙤약볕 아래에서 움튼 희망이 차례로 펼쳐진다.
대한인국민회와 공립협회 활동, 미국에 남겨진 이혜련 여사, 그리고 아이들과의 생이별, 대성학교 사업, 조선통감부의 회유, 체포·고문·망명과 흥사단 창단, 1919년 3월 1일 독립만세운동과 윤봉길 의사 의거로 투옥돼 재판정에 선 순간, 고문 합병증으로 눈을 감는 마지막까지 파란만장했던 일생을 그린다.
지난 10일 LA 도심 미드윌셔와 센트럴LA, 한인타운 웨스턴 인근에 위치한 윌셔 이벨극장에서는 1천250석의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뮤지컬 도산' LA 초연이 펼쳐졌다.
뮤지컬 도산 공연에 1천250석 만원 객석 환호 |
뮤지컬 도산 공연은 지난 3월 미국 내 한인타운의 효시이자 도산공화국인 파차파 캠프를 도산 선생이 건설한 곳인 LA 동부 도시 리버사이드에서 처음 열렸다. 리버사이드 시청 앞 광장에는 도산 동상도 세워져 있다.
민상호 대표는 "3월 3일 리버사이드에서 초연할 당시와는 공연팀도 바뀌었다. 이번에는 흥사단 지부에서 주관했다"라고 말했다.
도산 안창호 역의 테너 최원현은 그대로 나왔다.
뮤지컬 도산 공연장면 |
두 번째 공연이자 LA 초연을 준비하면서 대본 수정작업도 거쳤다.
민 대표는 "역사적 사실의 디테일을 살리고 수정할 부분은 손질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 LA 초연에는 안창호 선생의 막내아들인 랠프 안(93·한국명 안필영) 옹도 노령에도 불구하고 참석해 공연 주최 측의 환대를 받았다.
민상호 대표는 "광복 74주년을 맞아 LA 도심 공연을 준비했는데 예상밖 호응에 놀랐다"면서 "한인들, 현지 미국인들, 한인 3세·4세 아이들이 크게 호응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흥사단 LA지부는 또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회가 제정한 '도산 안창호의 날'(Dosan Ahn Chang Ho Day)이 오는 11월 9일(도산 탄생일) 2회째를 맞이함에 따라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고 밝혔다.
민 대표는 '뮤지컬 도산도 주요 부분만 발췌해 갈라(gala) 형태로 도산 안창호의 날 2주년 기념식에 맞춰 무대에 선보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도산은 한국민들에게 나라 안팎에서 가장 애국적인 인물로 여겨지며…그는 미국에서 총 13년간 살았다. 그것도 주로 캘리포니아에 기거하면서…"라는 내용이 주의회 결의안에 담겼다.
도산 막내아들 랠프 안(왼쪽) |
캘리포니아 주의회에서는 딱 1년 전인 지난해 8월 13일 도산 안창호의 날 결의안이 통과됐다.
당시 주의회 속기록에는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지도자로서, 일제가 한반도를 강점하자 주저하지 않고 떨쳐 일어섰으며, 투옥과 모진 고문의 후유증으로 1938년 3월 10일 순국했으며, 생전에 보여준 그의 열정과 실천은 한국인들에게 민주주의의 뿌리를 심어준 자양분으로 남았다"는 제정 결의안 발의자 한인 1.5세 최석호 의원의 의사 발언이 남았다.
영어 의사록에는 안창호 선생이 자신을, 그리고 타인을 사랑하라며 '애기애타'(愛己愛他)의 철학을 후세에 남겼다는 대목이 한자성어 그대로 기술됐다. 속기록엔 발음만 'Ae Ki Ae Ta'라고 붙였다.
'ACR 269'라는 일련번호가 붙은 도산 안창호의 날 결의안은 주 하원에서 찬성 71, 반대 0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주 의회 상원도 찬성 39, 반대 0으로 승인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외국인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일을 제정한 것은 거의 처음 있는 일이었다.
oakchul@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