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6 (일)

[톡톡 지방자치] '평화·문화 관광지' 꿈꾸는 최북단 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옹진군 관광발전계획 수립 중…각 섬 특색 살려 인프라 구축

연합뉴스

인천 옹진군 덕적도 능동자갈마당
[인천시 옹진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서해 최북단 백령도를 낀 인천시 옹진군은 115개 섬으로만 이뤄진 곳이다. 유인도가 25개, 무인도가 90개다.

들쭉날쭉한 리아스식 해안과 해풍에 의한 침식·퇴적 작용으로 발달한 독특한 자연경관은 '해양 생태계의 보고'로 불릴 정도다.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대이작도와 습지 보호지역인 장봉도 갯벌뿐 아니라 올해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은 백령도와 소청도에도 각종 천연기념물이 즐비하다.

12억년 전 퇴적암이 백령도에 분포돼 있으며 인근 소청도에서는 10억년 전 생물 화석이 발견되기도 했다.

특히 하늘에서 보면 따오기가 흰 날개를 펼치고 나는 모습처럼 생긴 백령도 곳곳에는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관광지가 많다.

천연기념물 391호인 사곶해수욕장, 모래 대신 둥근 자갈이 깔린 콩돌 해수욕장, 기암절벽이 가득해 '서해의 해금강'으로 불리는 두무진 등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의 손때 묻지 않은 비경이 곳곳에 펼쳐져 있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백령도를 찾은 관광객은 모두 4만9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만2천명보다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백령도 전체 관광객은 11만명으로 2017년 9만4천명보다 16% 증가하는 등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연합뉴스

백령도 사곶 해변
천연기념물 제391호로 지정된 사곶 해변은 모래층 위에 고운 규암 가루가 쌓여 형성된 길이 2㎞ 해변이다. 썰물 때면 폭이 200m에 달한다. 비행기도 뜨고 내릴 수 있는 천연비행장인데, 이탈리아 나폴리 해변과 함께 세계에 단 두 곳만 있는 특수 지형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해 옹진군은 백령도뿐 아니라 모든 섬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 3억2천만원을 들여 관광 진흥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한국관광개발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맡겨 관광객 유치를 위한 권역별 개발계획과 관광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최근 열린 연구용역 중간보고회에서는 각 섬의 특색을 살린 관광 인프라를 2030년까지 구축하는 계획이 공개됐다.

백령도를 '평화 순례의 섬', 연평도를 '평화 공감의 섬', 대청도를 '해상 낙원', 덕적도를 '섬 문화 체험의 섬', 북도를 '예술 향유의 섬'으로 만드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는 아시아 최초의 세계 국제순례지로 교황청의 공식 승인을 받은 '천주교 서울 순례길'처럼 백령성당과 중화동교회 등 백령도의 천주·기독교 명소를 아우르는 순례길을 만드는 방안이 검토됐다.

또 2010년 북한의 포격 공격을 받은 연평도에서는 관광객들이 당시 아픔을 함께 기억하고 평화를 기원할 수 있도록 안보교육원의 콘텐츠를 재구성하고 시설물을 보강할 계획이다.

연평도 망향 전망대·안보 교육장·평화공원 등을 잇는 '평화 투어' 프로그램도 아이디어로 제시됐다.

연합뉴스

'서해의 해금강' 두무진
백령도 여행의 최고 백미는 단연 서북쪽에 있는 두무진(頭武津, 명승 8호)이다. 두무진은 해안선을 따라 배치된 바위들의 모습이 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하는 형상이라 해서 붙은 이름이다. 조선 중기 형조 정랑을 지낸 이대기는 백령도에 유배돼 두무진을 돌아보고 "바위틈의 돌구멍들이 선명하고도 맑게 빛나 깊고도 기괴함이 가히 형용할 수 없다. 참으로 조물주가 노련한 솜씨로 조화를 부린 것을 감추지 못한 곳"이라며 칭송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재 옹진 섬 가운데 유일하게 연간 3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리는 영흥도에는 집라인 등 액티비티 체험시설을 설치하고, 덕적도에는 민어 파시 거리를 조성하는 등 섬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구상이다.

이는 섬 안에서 즐길 거리가 부족하고 특색있는 체험용 관광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섬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옹진군은 이번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한 연차별 추진 계획과 재원 조달 방안 등도 조만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 이동원 한국관광개발연구원 소장은 "권역별로 옹진 섬의 특색있는 중장기 구상을 마련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며 "역사·인문 배경, 해상교통 체계, 관광 형태의 특성 등을 분석해 옹진군만의 관광전략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정민 옹진군수는 12일 "옹진군의 미래 먹거리인 해양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이 제대로 마련돼야 한다"며 "향후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추가로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내실 있는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장 군수는 또 "옹진군의 문화관광 부문 예산이 연간 200억원 정도로 많진 않지만 정부 정책 사업과 연계하거나 인천시의 지원을 받아 제대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so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