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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명지 지하 주차장서 ‘염분 성분’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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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 한 수분양자가 지하 4층 주차장에서 페인트를 손에 묻혀 보이고 있다. 이들은 지하 주차장이 항상 습해 열풍기를 돌리고 있지만, 페인트가 마를 새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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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 아파트에 제기됐던 지하주차장 누수 의혹과 관련, 최근 지하주차장에서 높은 수치의 염분이 검출돼 파장이 예상된다. 그동안 해당 아파트 상가 및 주택 수분양자들은 지하 주차장에서 보이는 수분이 누수라고 주장해왔고, 시공사 측은 결로라고 주장하면서 대립해왔다.

11일 명지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 아파트 및 상가 수분양자가 모인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을 통한 ‘염화물 함유량 측정 시험’에서 염분 13.8psu가 검출됐다. 앞서 비대위는 지난 5일 해당 아파트 지하 4층 주차장에서 채취한 수분에 대한 염분 측정을 위해 해당 기관에 검사를 의뢰했다.

이 수치는 건설기술심의회에서 정한 국가표준 ‘KS F 2515’ 골재 중의 염화물 함유량 기준치 0.04‰(약 0.04psu)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전 세계 바닷물의 평균 염분은 약 35psu이며 바다 모래의 염분은 약 0.3~0.7psu이 포함되어 있다. 간척농지의 염분이 0.4~0.5psu 이상이면 밭작물 재배가 불가능하다.

또 지난 1일 비대위가 자체 실시한 간이 염분 측정기를 통한 검사에서 약 0.81psu로 나타났으며, 7일 측정에선 약 0.4psu로 검출됐다. 때와 장소에 따라 그 결과는 큰 차이를 보이나 공통적으로 적지 않은 염분이 검출되고 있었다.

특히 염분의 침투 원인에 대한 규명을 떠나, 지속적으로 염분이 섞인 물기가 지하 주차장에서 발견된다면 이는 철근의 부식을 일으키고 콘크리트의 수명을 앞당길 수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아파트의 안전성은 상상하기 힘들다.

이에 대해 한 대학 건축공학과 교수는 “염분 자체가 부식을 일으키진 않지만 습도가 낮을 경우 말랐다 젖었다 하는 과정에서 산소가 확산돼 급속히 부식이 일어난다”면서 “지속적으로 염분이 측정된다면 외부 침투로 인한 누수일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라면 벽체와 실내의 습도 및 온도 차이만 봐도 결로인지 누수인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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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지국제삼정상가 비상대책위원회'가 해당 아파트 지하 4층 주차장에서 채취한 수분을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 의뢰해 염화물 함유량 측정 시험을 벌인 결과 염분 13.8psu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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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삼정그린코아 데베스트' 지하 4층 주차장에서 수분양자들이 간이 염분 측정기로 측정한 결과 고인 물기에서 염분 0.4~0.8%가 검출됐다. 해당 아파트는 지하 주차장에서 나타나는 습기 현상으로 인해 갈등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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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 3층' 이상 없는 명지국제신도시
예부터 명지동에 살았던 거주민들은 명지를 ‘맹지’라 불렀다. 여기서 맹지란 ‘지적도상 도로에 접해 있지 않아 가치가 떨어지는 땅·盲地‘을 말하는 게 아니라 ’뻘밭‘을 뜻한다. 그런 만큼 염분에 강한 파 농사가 잘 됐다고 전해진다. 그런 땅 위에 현재는 도로를 닦고 20층에 이르는 고층 아파트가 줄 지었다.

해당 아파트와 같은 현상은 명지동 곳곳에서 포착된다. 얼마 전 준공된 B아파트의 경우 지하 2층 주차장에서 누수가 발견돼 갈등을 겪었다. 벽체 석면 마감재는 지금도 말랐다 젖었다 하면서 그 자리에 하얀 가루가 생긴다. 이 아파트 주민이 이 가루를 찍어 맛을 봤더니 짰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명지동 C빌딩은 지하 4층까지 주차장을 건설했지만 현재는 2층까지만 운영하고 있다. 주차장은 쾌쾌한 곰팡이 냄새가 가득하고 물이 흐른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쯤 되면 명지동에서 수도권의 지하 쇼핑몰 같은 지하도시는 꿈도 못 꿀 일이다.

삼정 아파트 수분양자인 A(64) 씨는 “아침에 인부들이 출근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주차장에 고인 물을 닦는 일이었다”면서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10년 20년 뒤가 솔직히 많이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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