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용성의 금강경 강의·정원사의 사계
10여년 간 불교 관련 서적을 꾸준히 써 온 불교 전문작가 유철주 씨가 8번째 책을 출간했다. 원력(願力)으로 부처님 가르침을 전파해온 사부대중(四部大衆)들의 이야기가 그들의 목소리로 전해진다.
수십 년간 도심 포교에 힘써 온 서울 구룡사 회주 정우스님, 제따와나선원을 일구고 있는 일묵스님, 사찰음식을 통해 문화포교를 벌여온 서울 진관사 주지 계호스님, 청화스님의 '아난존자(阿難尊者)로 불린 청화불교대학 김영동 학장 등 작가가 만난 이들은 다채롭다. 그간 많은 불교 수행자들을 인터뷰해온 작가가 친근하게 술술 풀어내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수행자들의 걸어온 길 위에 서 있는 느낌이다.
작가는 서문에서 "이번 책에 모신 수행자들의 원력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며 "이번 생에 반드시 대중들의 삶에 도움을 주겠다는 다짐과 실천 의지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깨달음을 이뤄가는 과정 못지않았다"고 돌아봤다.
상상출판. 256쪽. 1만5천500원.
▲ 백용성의 금강경 강의 = 백용성 지음. 김호귀 풀이
스승들의 스승으로 불리는 용성스님이 1936년 9월 30일 발행한 순한글판 '신역대장경금강경강의'를 동국대 불교학술원의 김호귀 HK교수가 현대 맞춤법과 뜻에 맞게 풀고, 각주를 새롭게 달아 출간했다.
용성스님은 1919년 3·1독립운동에 민족대표 33인으로 참여했다가 서대문형무소에서 1년 반 동안 옥고를 치렀다. 감방에 함께 있던 국사범(國事犯)들이 한글로 된 종교 서적을 읽는 것을 보고서 불교 경전의 한글화에 굳은 뜻을 품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출옥 후 주변의 냉대, 무관심 속에 삼장역회(三藏譯會)를 설립해 불경 번역에 나섰고, 그 결실로 나온 것이 바로 '신역대장경금강경강의'다.
금강경에 선뜻 다가서지 못했던 독자라면 충분한 설명과 풀이에 친절함을 느낄 수 있다.
어의운하. 388쪽. 1만6천500원.
▲ 정원사의 사계 = 김순현 글·사진.
여수 갈릴리교회 목사인 저자에게 정원은 하나님과 만나는 곳이다. 그가 가꾼 정원에서 존재의 영광을 드러내는 생명들. 저자는 이를 하나님의 영광이라고 부른다. 그러면서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를 인용한다. "만물 안에서 하나님을 느끼십시오. 하나님은 만물 안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남도에 산 지 10여년. 그가 예배당 언저리에서부터 가꾸기 시작한 나무와 풀, 꽃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신앙의 숨결이 전해온다.
저자가 가꾸고 돌본 '비밀의 정원'은 2016년 국립수목원에서 발간한 '가보고 싶은 정원 100'에 올랐다. 정원의 모태가 된 교회는 기독교환경연대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2018년 녹색교회로 선정하기도 했다.
늘봄. 236쪽. 1만6천원.
▲ 페미니즘 고전을 찾아서 = 김상애·김은주·유민석·이승준·이지영·정유진 지음
페미니즘 고전으로 평가받는 12개의 저작을 선정해 주요 개념과 의미를 짚었다. 강남역 살인사건, 미투 운동 등을 거치며 여성운동에 진력해온 이들에게 숨을 고르며 이론적 탐구를 할 기회를 준다.
에디투스. 288쪽. 1만5천원.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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