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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소녀상 전시 중단에 거센 반발 "일본 최대의 검열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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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등 日 언론들도 표현의 자유 위축 우려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출품된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중단된 데 대한 일본 내 반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해당 기획전의 실행위원(운영위원)들은 예술제 전시 중단 조치를 중지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나고야 지방법원에 제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트리엔날레 실행위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전시 중단 결정에 강력히 항의하고 반대한다"며 이번 사건을 "전후 일본 최대의 검열 사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1일부터 아이치현에서 열린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3년마다 열리는 일본 최대의 국제예술제다. 이번 전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소녀상을 비롯해 그동안 일본 정부의 외압으로 제대로 전시되지 못한 작품들을 모아 선보였다.

그러나 '아이치 트리엔날레' 실행위원장인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는 3일 기자회견을 통해 '평화의 소녀상' 전시에 대한 항의가 쇄도한다는 이유로 소녀상이 포함된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개막 이후 이틀 간 약 1400 건의 항의 전화와 이메일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예고대로 4일부터 해당 전시장 입구에는 커다란 가벽이 설치됐으며, 입구에 배치된 경비인력들이 관람객들의 출입을 막아서기도 했다.

아사히신문과 도쿄신문 등 일본 언론들도 정치적 외압에 의한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취지로 이번 전시 중단 사태를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아사히는 4일자 1면 기사를 통해 "비열한 협박성 전화 행위는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숨을 죽이고 지켜보던 사람들에게 찬반이 있지만, 표현의 자유에 대해 생각했을 것"이라며 "그 기회가 닫혀버리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도쿄신문도 이날 1면에 소녀상 전시 중단 소식과 함께 일본 펜(P.E.N) 클럽이 3일 발표한 '전시는 계속돼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보도하기도 했다. 국제 펜클럽 일본센터는 표현의 자유 옹호를 목적으로 하는 문화예술인 단체다.

이들은 성명에서 "(예술 작품은) 제작자가 자유롭게 제작하고 감상하는 사람도 자유롭게 감상한다"며 "공감이든 반발이든 할 수는 있지만, 제작과 감상 사이에 서로 소통할 공간이 없다면 예술의 의의를 잃어버리게 되고 사회의 추진력인 자유의 기풍도 위축시켜 버린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등 전시 중단 외압을 행사한 일본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이런 발언은 정치적 압력 그 자체이며 헌법 21 조 2 항이 금지하는 검열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가와무라 다카시 시장은 이번 전시가 "일본 국민의 마음을 짓밟는 것"이라며 전시 중단을 요구했고,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예술제에 대한 보조금 교부 중단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작가 기타하라 미노리 씨는 전시 중단에 대해 "역사 문제를 직시하지 않는 불관용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이 트리엔날레라는 국제 예술제에서 일어난 사태라는 점에 대해 "인권의식이 없는 국가라는 점이 세계에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기자 : 임경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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