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단거리'엔 면제부…北 추가도발 예상
軍, 이날 北 발사체 탄도미사일로 분석
다만 北은 '방사포' 주장…한미 추가분석
합참 "軍 발표 신뢰해주셨으면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달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TV가 같은달 26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것으로, 미사일 발사 순간의 모습이 선명하게 포착됐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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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북한이 2일 새벽 발사한 발사체는 고도 약 25㎞로 220여㎞를 비행해 동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31일보다 고도와 비행거리가 다소 줄었지만 유사한 비행특성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발사 시간과 기종, 고도, 비행거리를 바꾸며 자유롭게 시험발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이 사실상 '단거리' 미사일에 면죄부를 준 만큼 북한은 추가도발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나서면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아주 잘 통제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단거리 미사일이다. 우리는 그에 대해 합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북한의 발사체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북한의 도발 수위를 낮게 평가하면서 미국 내 우려 확산 차단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북한의 발사에 대해서도 "나는 문제 없다. 단거리 미사일들이다. 아주 일반적인 미사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발사체가 지난달 31일 북한이 쏜 것과 유사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북한은 이를 '대구경조종방사포'라고 설명하고 있어 한미 군 당국이 추가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현재까지 나온 (발사체) 제원 등의 정보를 공개한 것이고 나머지는 분석 중"이라며 "군의 발표를 신뢰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북한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 도중 이동식 미사일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되는 단거리 발사체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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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발사체 발사를 이어가면서 신형 무기 개발과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달 25일과 31일에는 오전 5~6시 사이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이날은 오전 2시59분과 3시23분경 발사체를 쐈다. 비행 거리는 220~600여㎞, 고도는 25~50여㎞로 다양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제 새벽잠 설치지 않게 해주겠다'던 약속을 안지키고 한밤중에 발사했다"며 "인공위성 등 한미 정보자산의 탐지와 노출을 회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핵미사일 역량을 계속 강화해나가겠다고 했다"며 "비핵화는 자신들의 경제발전을 위해 제재를 완화하기 위한 하나의 명분일 뿐이고 실제는 핵미사일 역량을 계속 강화해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북한이 최근 발사한 무기들은 능력이 향상된 '신형'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25일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2발은 약 600㎞를 비행했는데, 이는 동형의 러시아 이스칸데르-M의 사거리 500㎞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지난달 31일 발사체는 고도 약 30㎞로 250여㎞를 날아갔다. 북한의 주장대로 방사포가 맞다면 기존 300㎜ 방사포에서 사거리와 파괴력, 정확도를 높인 신형으로 보인다. 이론상 한국에 배치된 패트리엇(PAC-3)과 같은 요격용 미사일로 방어할 수 있지만 저고도로 날아오기 때문에 요격이 쉽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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